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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1.12 우리나라에 진정한 자유주의자는 과연 있나?
오바마가 어찌 나올 지 두고보며 해도 늦지 않건만 FTA 하겠다고 문까지 쳐닫고 상정했다 국회 파행 촉발시키고, 부시랑 캠프 데이비드에서 골프 카트 같이 나란히 타 보겠다고 검역 주권이고 뭐고 다 팽개친, 과연 이 일당들이 말하는 국익이 대한민국인지 미국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딴나라당처럼 숭미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리고 작금의 미국이 그간 8년간 부시 정권 하에서 벌어진 어설픈 신자유주의라는 가면을 쓰고 저지른 탐욕에 대한 댓가를 호되게 치르고 있지만(대출 브로커들이 힘없고 금융에 무지하지만 신용도로 볼 때 8% 정도 이자에 돈 꿀 수 있는 사람에게 10% 정도에 대출을 팔고, 그걸 은행은 잘했다고 인센티브 주는, 그리고 나라는 그런 짓거리가 합법이라고 방치한 것이 탐욕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것이 바로, 우리도 피 보고 있는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의 시작이다) 땅 넓고 자원 많고 사람 많다고 수퍼 파워가 되지는 못하는 것, 이런 수퍼 파워의 흥망성쇄는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이 작아 미국에 물건 팔아야 살고, 미군이 이북의 남침 억제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래서 미국 말을 거스를 수 없는, 미국 빠돌이를 말을 접어 듣더라도 현실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우습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어쨌든 미국 사회에 비해 우리가 나은 점이 있으면, 미국도 우리보다 나은 점이 있는 법, 더구나 일제에게 쪽쪽 빨리고 친일파를 청산 못하고 오히려 작금에는 그들에게 "투표로" 중앙정부/지방정부/국회를 내 준 통에 시끄러운 우리와 달리, 20세기 이후 패자(覇者)의 역사를 써 온 그들에게서 배울 점이 없다고 하면 그도 거짓말이리라.

개인적으로 이번 미국 자동차 3사나 사고친 미국 금융사에 공적 자금을 제공하는 문제를 놓고 미국 의회에서 갑론을박이 꽤 오고갔다는 사실, 더군다나 '민간 기업이 망쳐 먹고 왜 일반 국민의 세금으로 이들을 살려야 하나', '이런 정부의 개입이 과연 경쟁에서 낙오하면 도태되는 자유 시장 경제 맞나'란 말이 나와 정말 놀랬다. 우리나라도 1997년 지금의 집권당이 사고 쳐서 IMF 구제 금융을 받고(이런 애들이 경제 살리겠다는 말을 하고, 오히려 IMF 극복하고 주가 2000선을 육박한 김대중/노무현 정부보고 경제 망쳐 먹었다고 하는 데에는 정말 어이가 없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그 말이 대한민국 일반 대중에게 씨알이 먹힌다는 것이다. 그런 말을 믿은 결과가 오늘날 요모냥 요 꼴이지만) 한 경험 있지만, 위와 같은 일부 소수 의견이 있긴 했으나 미국처럼 큰 목소리는 아니었고 '대마가 죽으면 다 아작난다'는 목소리에 이내 묻혀버렸다. 물론 미국도 결국은 구제 금융을 주기로 했지만 자동차 3사에게 건 조건을 보라. 3월까지 자구 노력 봐서 죽일지 살릴지 두고보겠다는 조건이 걸렸다. 우리나라 IMF 때에는 공적 자금이라도 퍼부어서 살려야 한다고는 했지 하는 거 봐서 시원찮으면 과감하게 도태시키겠다는 소리는 일절 나오지 않았다(물론 미국 자동차 회사를 그렇게까지 살려야 하냐는 의원의 지역구가 현대나 혼다, 도요다 공장 있는 주 의원일 수는 있다. 당삼 디트로이트가 지역구인 의원은 뭔소리냐고 펄펄 뛰었을 거고).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자유주의적 사고 방식이 옳으냐, 수정 자본주의적 사고 방식이 옳으냐가 아니다. 바로 미국의 보수주의자 애들은 그래도 줏대는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잘 알다시피 미국의 보수파(conservative)는 공화당이고 그보다 덜 보수적인 애들은 민주당이다(민주당이 진보인지는 생각 좀 해 봐야겠다). 그동안 부시의 8년 재임 기간 동안 미국 정부의 경제 정책은 '작은 정부가 착한 정부'였고, 민주당의 정책은, 이번 오바마 정책을 보면 알 수 있듯 경제의 4주체로서의 정부 역할을 강조하는 편이다. 즉, 미국에서 '자동차 3사 살려야 해?'했던 의원이 비록 혼다, 현대, 도요다 공장 있는 주 의원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런 말을 할 때 '자유 시장 경제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를 들어 말해도 일반 대중에게 어느 정도 씨알이 먹히기 때문에 그런 말도 할 수 있었다. 즉 미국의 일정 비율을 차지하는 보수파들은 그래도 자유 시장 경제가 착한 경제라는 줏대는 있다는 뜻이고, 그래서 그런 말들이 먹힌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였어봐라. 과연?

일단 '딴나라당'으로 대표하는 우리나라 현 집권층, 보수를 자처하는 자들, 그들은 어떤 줏대가 있을까? 특별히 서두에서도 말했듯, 그들은 미국(에서도 공화당)을 좋아하므로 그렇다면 미국 보수와 비슷한 색채를 띌까? 그렇게 좋아하는 공화당 모냥으로(매케인 되라고 난리굿 친 동네도 있었다던데) 자유 시장 경제를 그래도 어느 정도 줏대를 가지고 신봉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무 생각 없다. 그들이 신봉하는 것은 딱 하나 '내가 가진 기득권의 수호'일 뿐이다. 그들이 정책을 보라.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 때, 그들은 일견 정부 규제를 푸는 것을 선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영/미가 불문법 전통을 가진 것은 생각도 안하고 그런 거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이 없다는 이유를 들며 금산 분리를 무너뜨리려는  것을 보면(영/미는 금산 분리가 불문율이다. 불문법 전통이랬지? 허긴 고교 때 우리나란 성문법 나라라 배웠는데, 헌재가 행정 수도 이전을 '관습법 상 위헌'이라고 판시하는 걸 보니 우리나라가 성문법 국가이긴 한가 약간 의심스럽긴 하다) 오히려 미국 공화당보다 더 지독한 자유주의자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이전 정부부터도 관치 논란이 많았던 금융위원회는 자유주의자라면 의당 없애야 할 진 저, 통일부도 없애겠다고 펄펄 뛰었으면서도 금융위는 얼씨구나 좋다 계속 유지하시키고 있으며, 수출 기업 위한다는 명목으로 작년 4월 환율을 1100원 정도에서 받쳤다, 거꾸로 환율 뛰게 만들어 물가 불안을 야기하고, 대통령이나 재경부 장관이란 작자가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인 금리를 감히 왈가왈부하고, 'MB 물가'랬나? 물건 값을 행정 지도하겠다고 할 때에는 '이게 자유주의자들이긴 한 건가' 싶다. 급기야 전쟁 시 지휘부로 만들어 놓은 벙커에서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는 쫓아내고 경제 회의 한다고 쇼를 하는 걸 보면(왜 쇼라고 하냐면 그렇게 경제 대책 회의 한다고 해 봐야 정작 할 수 있는 게 그닥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공공이 할 수 있는 게 환율, 금리 정책인데, 지금 경제 상태는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게 먹히는 상태가 아니다) '이건 완전히 계획경제 하겠단 소리구먼'이다. 미국의 보수층 같이 현실적으로는 힘들어도 말이라도 '공적 자금이 웬 말이냐'라도 하면 '그래도 자유주의자로서의 줏대는 있구먼'이라고 생각은 할 텐데, 다른 엄한 말은 엄청 잘 하면서 그런 나름 소신 가진 말은 안한다. 그러니 소신도 없는 애들이 무슨 보수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애들이 집권을 할 수 있도록 긍정한 것은 바로 국민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그럼 자유주의에 익숙할까? 아니다. 우리나라는 솔직히 말해 민간이 정부보다 낫다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결정적인 순간엔 '정부는 대책을 강구하라~ 강구하라~'다. 우리나라 50~60대들은 박정희 개발 독재 덕으로 이만큼 먹고 산다, 젊은 것들이 고생은 아냐는 식인데, 그 박정희 개발 독재가 바로 국가 주도 계획 경제(빨갱이들도 국가 주도 계획 경제인 걸 알면 뭐라고 반응할 지 궁금하다). 즉 그들에게 익숙한 자본주의는 기실 정부 역할이 큰 자본주의(그렇다고 북유럽 같은 복지 국가 모델 상의 큰 정부는 절대 아니고)였고 이 체제는 사실 93년 자본 시장 개방 때 사망 선고 받고 IMF 구제 금융 터져서 '학실하게' 종결되었다고 봐야 한다(즉 이 갱제 체제는 빵삼이가 학실하게 종식시켰다. ㅋㅋㅋ). IMF 구제 금융 이후 경제 체제는 또 어떤가? 일부 386 세대들에게 돈 맛을 알게 한 김대중 정부 때의 벤쳐 붐, 이것도 미국의 자생적인 벤쳐, 내지는 고에이의 대항해시대가 배경으로 하는, 인도의 후추에 눈이 벌게서 후추 실은 배만 무사히 들어오면 대박 나던, 르네상스 즈음의 유럽의 벤쳐처럼 역사적 배경을 가진 것이 아니라, IMF 극복을 하긴 해야 하겠는데 대기업은 맛탱이 가서 구제 금융이나 달라고 찌질대고 있고, 덩달아 대기업에 대출 막 해준 은행들도 맛 갔고 한 차에,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하는 IT 기술 기반 벤쳐 붐을 보자, 이거다 싶어 정부가 세금을 가지고 인위적으로 조장한 가짜 벤쳐 붐(벤쳐 인증 제도라는 말이 생각나시는지? 책상물림이나 하는 공무원들이 지가 벤쳐 투자라도 해 봤어? 무슨 벤쳐 인증을 하냐?)이었기 때문에 결국 이것도 정부 주도 계획 경제다. 즉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영국처럼 산업 혁명을 맞아 본 적도 없고, 자발적인 자본주의가 생기지도 못했으며(조선 후기에 자본주의의 싹이 텄다는 자본주의 맹아론이 있긴 하다만, 글쎄다... 영/정조가 잘 해서 명줄이 연장되었을 뿐 임란 이후 맛탱이 간 조선왕조의 체제에서 무슨 자본주의의 싹이 나온다지? 산업 혁명을 유발한 증기 기관 같은 폭발적인 생산성 향상을 가져온 생산 수단이 생긴 것도 아닌데 말이지. 식민사관도 웃기긴 하다만 그렇다고 이런 민족사관은 너무 오버인 듯), 모이 좀 받아먹고 알이나 빼앗기다 털 뽑히고 목아지 비틀려 끓는 물에 쳐넣어져 닭도리탕 거리나 될 닭 같이 쪽쪽 빨린 왜정 시대를 지나(일제 때문에 근대화 되었다고 주장하는 인간들은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린 닭 신세였다. 갑자기 닭고기 먹기가 싫어지네, 젠장) 한국 전쟁이란 자본주의 대 공산주의 대리전 한 번 치르고, '잘 살아 보자'는 말에 혹해 독재를 하건 말건 먹고 살기만 하면 장땡인 시대를 거쳐(이런 처절한 배고픔의 안좋은 기억은 결국 먹고 살기만 하면 된다는, 결국 돈이 장땡이란 배금주의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정권도 결국은 이러한 배금주의 덕에 생긴 정권이다. 이 정권이 왜 배금주의 덕에 탄생한 정권인지는 예전에 쓴 '우리나라는 지도자 복이 없다굽쇼?'라는 글을 보시길) 알거지 신세는 면하고 끼니 걱정 정도는 안할만 하니까 주제를 모르고 OECD 가입하네, 세계화 한다고 깝신대다가 IMF 터지고(김영삼 정부 시절), 금 모은다고 생쑈하며 겨우 극복하니깐, 또 등신 같은 선택을 해서 요모냥 요꼴인 역사를 지나왔다. 엄청난 만연체로 숨 넘어갈 듯 길게 썼는데 결론은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자유주의를 겪어본 적이 없고, 그래서 자유주의가 뭔 지도 모르고, 그래서 그 폐해도 모르며 그래서 왜 자본주의 역사를 먼저 겪은 구미 선진국이 완전자본주의에서 수정자본주의로 갔는지 깨닫지 못했다(완전 자본주의, 수정 자본주의란 말은 고교 정치/경제 교과서에 나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민간인들도 정부 없이 잘 할 생각은 없고, 잘 될 땐 내 덕이고 사고 치면 정부에게 대책 세우라고 때쓰는 꼬라지일 뿐이다(2004년 카드 대란 생각해 보자).

결론! 우리나라에 자유주의자 별로 없다. 이 정부가 자유주의적 경제관을 가진 정부는 더더욱 아니다(기득권 수호 이외엔 아무 생각 없다). 역사적으로도 자유주의 겪어 본 적도 없다.

어찌 보면 자유주의의 긍정적인 면(정부 없어도 우리가 잘 굴리련다는 마인드)은 우리나라의 과제일 듯 싶다. 이런 면이 안 자라면, '벤쳐 인증 제도'랄지 '가당찮은 소프트웨어 기술자 인증 제도' 같은, 민간은 민간대로 불만이고 정부는 정부대로 웃기는 정책 집행하느라 에너지 들이는 코미디를 계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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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