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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에 해당되는 글 1

  1. 2007.12.19 iPhone에 주목해야 할 진짜 이유는...
AppleAT&T가 6월 말 미국에서 출시한 iPhone은 개발자들에게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으며, 벌써 iPhoneDevCamp라는 행사도 열렸다. 아직 AnycallDevCamp나 CyonDevCamp, NokiaDevCamp라는 것은 없는데 말이지.

아래는 해당 행사 사진 중 하나인데, Web Application 개발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바로 CSS(Cascading Style Sheet) code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존의 Embeded System용 S/W 개발과 달리 iPhone용 application은 거창하게 cross compiler 라든지, tool chain 같은 알아먹기도 힘든, 복잡한 embedded 개발 환경에 대한 이해를 요하는 것이 아니라, HTML, CSS, Javascript 같은 Web 개발만 가능해도 된다는 뜻이다. 아마 iPhone용 application은 MacOS X의 Dashboard Widget일 것이다(iPhone의 OS로 MacOS X을 채택했다는 것은 올해 1월 McWorld Expo에서 Steve Jobs가 iPhone을 발표하면서 벌써 말한 내용이다). Apple은 기존 hand held 장비에서 돌아가는 application 개발에 비하면 그야말로 "겁나 쉬운" 개발 방법을 제시하여 자신의 세를 급속하게 불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iPhoneDevCamp 같은 행사의 개최가 가능한 또 하나의 이유는 AT&T나 Apple이, '냐, 인증 받고, 돈 내고 관련 기술 함부로 내돌리지 마라?"라는 제약을 안 걸어서기도 하다. 한국의 휴대전화용 S/W를 개발하려면, 당장에 개발 도구 확보 자체가 어렵고, 같은 S/W도 각 이통사별로 따로 개발하는 것도 그렇지만, 피터지게 개발하면 여러가지 명목으로 이통사에 돈을 주어야 하고, 여러가지 저작권법 등으로 개발 기술에 대해서도 이통사가 저작권법 등을 들어 자사에 종속시키려 든다. 그래서 정통부 주도로 WIPI라는 것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중소 개발업체들은 각 이통사별로 program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고, 국경선만 넘으면 아무 짝에 소용이 없다(즉 WIPI는 무엇하러 있는지 모르겠다. 괜시리 의무 탑재 어쩌고 해서 휴대전화 제작 단가나 올리게 하고 말이야). 즉, 기술적, 법적으로 iPhone용 S/W 개발자들을 옭아매는 짓을 하지 않아서 이런 행사도 가능한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에 비하여 대한민국 이통 산업의 폐쇄성은 상당히 우려된다. 우리나라를 먹여살린다고 (언론들이) 일컽는 품목 중 하나가 휴대전화 시장인데 말이다. computer의 역사를 되돌이켜 보자. 그야말로 IBM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Mainframe과, IBM이 스스로 창시했으면서도 한낱 Mainframe의 terminal로만 자리매김하려 했던 IBM-PC 호환 기종이, 오늘날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를 비교해 보자. Mainframe과 PC를 가른 큰 요인은 바로 폐쇄성/개방성이었다. 이런 일이 휴대전화 판에서도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통사는 자신의 독점적 생태계를 고수하려다, 그 생태계의 크기가 확 짜부라들 수도 있다. 그리고 하얀 말의 생각으로는, 그리고 iPhoneDevCamp라는 행사를 알게 된 후로는 더더욱, 휴대전화 바닥에서도 개방성이라는 물꼬를 든, 기존 업계 입장에서는 일종의 사고를 Apple의 iPhone이 친 것 같다.

Platform 사업은 크게 놀아야 한다. 크게 놀아야 한다는 것은 Platform 사업자들의 덩치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고 방식도 통이 커야 한다. Platform 사업에서는 그 Platform을 채택한 재화를 소비하는 소비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Platform을 기반으로 하는 개발을 수행하는 개발자들의 숫자와 질이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인심을 얻어야 하고(동네 장사만 인심이 후해야 하는 게 아니다), 그들에게 흥미로운 것을 계속 던져주어야 하고, 그들이 쉽게 그 platform
을 접하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법적, 기술적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 아니면 미국에 의해 그들의 표준이 우리나라 표준이 되는 것처럼(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 시도나 미국식 Digital TV 표준 고수 등) 영향력을 동원해서 강제로 채택하게 하던지. 단순히 royalty 먹을라고 쪼잔하게 굴면, 하나도 채택 안한다. 정리하면 platform 사업은 크게 놓고 크게 먹는 사업이라는 뜻이다.

휴대전화는 단순 appliance에서 자꾸 computer를 닮아가고 있다. 예전부터 smart phone이라 나오긴 했었지만 이번 iPhone은 기존의 smart phone이라고 하는 것들을 만드는 회사들에게 그간 그들이 얼마나 닭질을 한 것인지를 여실히 깨닫게 함과 아울러(기존 PDA 업체/ 휴대 전화 업체들이 smart phone이라는 것으로 그렇게 열고자 한 고객의 지갑을, iPhone은 손쉽게 열고 있지 않은가), 일반 대중에게는 smart phone이란 이런 것이라는 학습을 단단히 시킨 셈이다. 이미 휴대전화에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시키고 있으며, 점차 표준화에 대한 압박이 심해질 것이고, 따라서 platform이라는 것이 대두될 것이고, 그 platform에서 돌아가는 S/W나 contents들이 얼마나 많은지가 중요해질 것이다. 즉 앞으로의 휴대전화 산업은 platform 사업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개발자들을 자신의 platform으로 포섭시켜야 휴대전화 업계의 1등 기업이 될 것이다. iPhone을 단순히 전화기로 보고, "더 좋은 전화기를 만들면 되지, 뭐"라는 식으로 접근하다가는, 먼 훗날,  이통사는 작은 경제 규모를 가진 대한민국의 내수 기업이라 Global Top 10은 택도 없지만, 휴대전화 Global Top 10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먼저 이야기한 바와 같이, 국내 휴대전화의 질서는, 잘나가는 Global 기업 삼성전자가 국경 넘어가면 잘 알지도 못하는 SK Telecom이 제시하는 사양 대로 휴대 전화 만들 정도로 , 이통사들이 아주 폐쇄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우리가 피 같은 돈 들여 깔아놓은 망에 검증되지 않은 것은 유통 못 시킨다(정확히는 우리 돈 들여 깐 망에서 장사하려면 돈 내!지만)", "한국의 첨단 이통 service를 받쳐주는 platform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platform을 장악한다"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음성 통화라는 appliance에서 점차 범용화되어 가는 시장에서 저렇게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다 열린 platform이 탄력 받으면, 대한민국에서나 대기업 대접 받는 회사와 협력 회사 정도의 역량으로는 그 혁신의 속도 쫒아가기 힘들 것이다.
 
그러다 보면 network 효과까지 작동할 것이고, 80년대 정말 많았던 computer 기종 및 computer 제작사들이 다 정리되듯 몇 개 platform만 남을 것이고, 그러면 그 platform 호환 기종이나 만들고 그 platform에서 돌아가는 S/W나 만들 것이다. PC 시장에서 대한민국이 아주 Winodows에 종속되어버렸듯이 말이다.

진정한 이동통신의 강자가 되려면 platform을 장악해야 한다. 다시 말하거니와 iPhone은 새로운 질서의 신호탄이고, 이 질서는 거부할 수 없다. 따라서 휴대전화 제작사 및 특히 이동통신사는 자신들의 기술 전략을 재고하고 재편해야 할 것이다. 개발자들은 물론 사용자 마저도 다른 곳에서 산 음원은 자사용 휴대전화에서는 못 듣게하는 식의 사고 방식으로는 미래가 없다.

(주 1) 2007.7.11에 예전 Blog에 썼던 글

(주 2) Google이 Android를 발표하여 이런 개방화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다행히 삼성전자, LG전자가 한 자리 걸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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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