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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나온 김에 Redhat은 어째서 POSCO 물량을 따 먹고 우리나라 배포본 업체는 손가락만 빨았을까에 대한 생각을 좀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나름대로 적어봅니다.

일단 저는 우리나라 Linux 배포본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Redhat 수준의 기술적 역량을 가지지 못한 것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Redhat은 Linux Kernel을 뜯어고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RHEL(RedHat Enterprise Linux)는 단순히 Linux Kernel에 다른 Open Source Application만 꾸려 파는 게 아니란 말이죠. Redhat 같은 경우는 2.6 Kernel이 나왔어도 한동안 자신들이 뜯어 고친 2.4 Kernel을 기반으로 RHEL을 구성해 팔았습니다. 자신들이 뜯어 고친 것이 더 안정적이고 문제가 생기면 대응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이런 기술력은 경영장이들이 흔히 말하는 '핵심 역량'이 아닐까 합니다. 수파리(守破離)가 무도(武道) 수행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죠. 우리가 장사할 제품에 대한 완벽한 이해 및 응용이 가능한 역량이 필수라 하겠습니다.

둘째는 marketing 능력이 후달립니다. marketing이 '고객과의 만남'이라고 하죠? 쉽게 말하면 잠재 고객에게 자신을 알리고 자신의 능력도 알리고 해서 자사에 대한 신뢰와 호감을 구축하는 것도 marketing이라 볼 수 있습니다. marketing = 영업이 아니죠. IT 잡지나 Linux Community에서 Redhat은 예전부터 '인구에 회자'되었습니다. 즉 이야기 거리를 잘 준다고나 할까요(요새 이런 이야기 거리 제공 최강 업체는 Google 아닐까... MS도 이런 짓 잘 했는데 요새는 Google 때문에 밀리는 듯)? 그 덕에 Linux 사업에서의 세계적 선도 업체 = Redhat 이란 image를 이미 구축하는데 성공했고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세째는 기업 시장에 대한 Visioin입니다. Linux는 예전에는 배포본을 만들어 뿌리는 사업을 했었습니다만, 지금은 RHES 사업만 합니다. 즉 기업 시장만 노립니다. 왜냐하면 기업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긴 하나 뚫으면 돈이 그래도 짭짤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S/W 기업도 보면 기업 시장을 목표로 하는 회사는 그럭저럭 먹고 사는 회사가 있지만 일반 소비자용 S/W 만들어 파는 회사는 불법 복제 때문에도 그렇지만, 과장하면 지리멸렬입니다. 대신 기존 배포본 작업은 과감하게 Open Source화, Redhat이 노력을 덜 들여도 굴러가도록 하였고, 이 Fedora Core는 Redhat의 주요 marketing 전술이 되었습니다(기업의 Open Source 활용 참고 사례 되겠네요). 이 Vision이 매우 중요한데 기업이란 활용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자원을 어느 한 곳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Redhat은 배보폰은 포기했지만, 기업 시장에 대한 Vision에 필요하다 싶은 JBoss 같은 회사를 인수, 단순한 Linux 공급자에서 종합 기업용 S/W 공급자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습니다. 군사적으로도 전략이 있어야 전술이 있듯, Vision에서 기업의 행동이 나오게 됩니다. 그럼 왜 Redhat은 'Total Solution Provider'가 되려 할까요? 당근 기업 시장 고객이 그것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잠깐 옆길로 새는 것이지만 Total Solution Provider를 더 논해보죠. 말이 거창하지만 별 뜻 아닙니다. 예를 들어 DB는 Oracle, WAS는 JEUS, ERP는 SAP, OS는 IBM, 대충 이렇게 각 단품별로 여러 회사에서 도입하면, 이들을 엮어 하나의 System을 구축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각 회사 영업이야는 다 된다고 하겠지만 막상 실제로 해보면 한 방에 연동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구축해서 운영 중이라도 "빨래 끝!"은 아닙니다. 운영 중인데 문제가 터져 각 회사에 전화를 돌리면, 제일 먼저 듣는 말이 "우리 회사 제품 하자가 맞냐?"입니다. 이럴 경우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들이미는 것이 중요한데 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찾으려면 시간이 걸리죠. 고객 입장에서는 피가 마를 것이고요. 그런데 이런 게 모두 한 회사로부터 사면 최소한 이런 문제는 없죠. 이런 고객의 욕구에 부흥하다 보니 Oracle이 BEA도 사고 IBM이 Rational을 사고 그러는 것이랍니다. POSPIA 사례를 좀 뒤적거리느라 Oracle site를 간만에 좀 기웃거렸는데 Oracle이 POSCO에 ERP 판 이후에도 자사 S/W를 판 것이 많더군요. 핵심 System이 Oracle 기반이다 보니 주변 System용 S/W도 위와 같은 이유로 Oracle 것을 가져다 쓰게 되는 것이죠.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기업용 S/W 시장에 대한 Vision을 가졌기 때문에 JBoss도 인수하고 가상화 S/W 제작사도 인수하고 그러는 것입니다. 즉 우리나라 업체는 기업 시장에 대한 Vision이 Redhat만큼 선명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Microsoft가 꽉 잡고 있는, 더구나 Active X 없으면 금융 업무나 Internet 장보기를 못해 MS로의 Lock-in이 확고한 우리나라에서, 일반 사용자용 OS 시장 기웃거리다 갑자기 방향 선회해서 기업용 시장 기웃거리기에는 일단 기업용 시장이 정말 호락호락하지 않고, 우리나라 배포본 업체 사세도 Redhat보다 작은데 그 두 곳 모두를 집중할 사내 자원도 없을 것입니다. 즉 기업용 시장에 대한 확고한 Vision이 우리나라 배포본 회사에는 없어 보입니다.

정리하면 기술력, 꾸준한 marketing, 확고한 Vision이 되겠습니다. Open Source 사업도 안이하게 남이 짠 거 공짜로 가져다 판다는 생각으로 하면 택도 없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사족)

IT 관련 글을 쓴다는 것이 무신 경영학 관련 글을 쓴 듯한... 알지도 못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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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
  • iPhone, 일본에서는 성공하지 못할 듯 하다? 음, 실패 이유가 우리나라도 해당될 거 같은데? iPhone이 우리나라에서도 별 힘 못 쓸 것 같다. 나만 해도 문자(SMS) 안된다니까 흥미가 싹 가시던걸?(뉴스 iPhone 일본에서실패 우리나라에서도큰성공은힘들듯)2008-09-18 18:05:09
  • Web Application Conference 2008 공지가 떴다만, 역시 일하느라 못갈 팔자… 구라 쳐서 휴가라도 내볼까봐요… 그런데 의외로 등록비 20,000원의 압박이… 크흑!(WebAppCon2008)2008-09-18 18:09:29
  • 에라, 일단 갈 수 있는 가능성이 큰 DevMentor라는 곳에서 하는 S/W 개발자 Conference 사전 접수를 하고, 평일이라 갈 가능성 낮은 WebAppCon 2008은 갈 수 있을지 여부를 잘 생각해 보자. 근데 이러다 자리 다 차서 못 가는 거 아녀?(DevMentor S/W개발자Conference)2008-09-18 18:33:21

이 글은 하얀말님의 2008년 9월 18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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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