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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스캔들'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2.24 캐스팅의 승리: 과속스캔들
2009. 2. 24. 15:48

캐스팅의 승리: 과속스캔들 영화2009. 2. 24. 15:48

배우가 중요하긴 한 것 같습니다. 부모, 자식 죄다 이혼하고 바람 피우고 난리가 났던 막장드라마, SBS의 '조강지처클럽'도 김해숙, 김혜선, 김희정, 손현주, 안내상 같은 배우의 연기가 화제가 되며 시청률을 끌어 올렸고, 역시 부모가 자식도 몰라보는 어거지 설정까지 등장한 SBS(또 SBS군요)의 '아내의 유혹'도 (스피디한 진행과 아울러) 김서형의 연기가 인구에 회자되면서 시청률 덕을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태왕사신기에서 배용준이 주연을 했고(일본 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 그러니 영화판에서도 주연 배우가 누구냐가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겠지요. 일견 스타 마케팅이 안 통해 뵈는 금융권에서도(특히 증권사) 잘 생긴 남자 배우 광고 모델로 쓰면 정말 아줌마들이 움직이고, 광고 포스터 하나 달라고 그런다네요. 여하튼 저 개인적으로는 영화 선정 시 감독을 보는 편이지만, 스타까지는 아니어도 연기자가 중요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미혼모를 소재 삼고 있지만, 이 영화는 오락 영화, 그런 심각하고 무거운 것에는 지긋이 눈 감고 가벼운 터치로 웃기기에 매진하고자 합니다(실제 미혼모의 삶, 특히 뒤로는 향락에 목숨 걸면서 앞에서는 유교식 근엄함을 떨고 앉았는 한국에서의 미혼모의 삶이 무척 힘들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가볍게 다룰 소재가 못 됩니다. 정말로 황정남이 고1 때 애를 낳았다면 학교도 자퇴해야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즉 고교 중퇴. 고졸도 무시당하는 한국 사회에서 고교 중퇴라면...). 뭐, 저도 어차피 그런 심각한 거 보려고 이 영화 표 끊은 것 아니고요. 그런 목적에 부합하는 연기를 배우들이 매우 잘 하고 있습니다. 즉, 과속스캔들은 잘못 다루면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오락영화에 맞게 잘 살린 배우 때문에 산 영화입니다.

요새 취미로 사진 찍는 분들이 매우 많은데요(그러다보니 같지도 않은 사진 찍고 사진집 내고 개인전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노출증 환자 아니고서야, 남에게 자신을 까발린다는 것에 저리 겁이 없나 싶습니다) 사진기 성능이 안되서 못 찍는 사진이 있으니,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자신의 사진기를 잘 알고, 그 사진기로 안되는 사진을 찍지 말라던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똑딱이로 다람쥐 나오니까 찍으려 드는 행동. 찍으려고 접근하면 벌써 도망가고 없죠. 멀리서, 망원 렌즈로 땡겨야 찍을동 말동 할 거 아니겠어요?

느닷없이 사진 이야기를 왜 했냐면, 비슷한 맥락으로 차태현, 영리하다는 말을 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차태현은 자신이 코미디에 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이 영화를 골라 출연했습니다. 어줍잖게 연기 변신한다고 하다, CF나 드라마에서 좀 떴다고 겁없이 영화판 뛰어들었다 아작난('싸움'의 김태희, '비천무'의 김희선, '엽기적인 그녀' 빼곤 그닥 재미 못 본 전지현, '이중간첩'의 고소영, 배우는 아니지만 흥행 드라마 연출 경력을 등에 업고 영화 찍었다 말아먹고 다시 드라마 판으로 돌아간 황인뢰 PD 등등등...) 선택을 그는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800만 넘은 영화 주연이라는 이력을 가지는데 성공했죠(거기에다 그는 드라마에서도 '줄리엣의 남자'라는 성공작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판과 드라마판에서 동시에 인정 받기가 참 어려운데... 영리하다고 할 수 밖에 없죠?). 여기서도 그는 무난하고 코믹하면서도 오버하는 느낌은 없어뵈는 영화에 어울리는 연기를 선보입니다.

이 영화 최고의 재미는 아역을 맡은 왕석현 아닐까 합니다. 아마 아이 키우는 어른들의 꿈이 아닐까 싶은 캐릭터인데요, 몽유병이 좀 있지만, 귀엽고, 피아노에 천재적 소질을 발휘하고, 그러면서도 어른 말씀 잘 듣고, 가끔씩은 어른들을 배려하는 애늙은이이며, 아무 곳에서나 까불고 뛰어댕기는 버르장머리 없는 애가 아니기 때문이죠. 여하튼 왕석현 어린이의 연기 때문에 빵빵 터진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참, 요새는 애들 답지 않게 연기가 능숙한 애들이 많기도 많습니다(그래도 '아이앰 샘'에 나온 다코다 패닝 같은 아역은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

이 영화로 제대로 뜬 박보영은 생각보다 그닥 할 말이 없습니다. 연기, 그 정도면 무난하다 정도지, 초절정 예쁘네도 아니고, 이 영화가 (정말 미혼모의 아픔을 그리는 영화였다면 모르겠으되) 무시무시한 성격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영화도 아니라 아직 그녀의 공력을 판단하기엔 일러 보입니다. 단 보영양 생긴 것이 어째 원더걸스의 만두소희 같이 오동통하다는 느낌이 들었네요(요샌 저런 얼굴이 각광 받나? 젖살 안 빠졌나?).

의외로 눈에 확 띈 배우는 황우슬혜. 오오~. 이영애 젊은 시절 같습니다~(주목해 볼 일입니다.). 그녀의 공력을 볼 일은 없었지만.... 글쎄 이영애 젊은 시절 같았다니까요? 오락 영화에서 무얼 바라시나요? ㅎㅎ

참, 주인공 친구로 나오는 성지루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크게 기대 안했는데 재미있는 영화라 만족스러웠습니다(썩 안땡겼는데 보니 괜찮은 영화에는 '미녀는 괴로워'도 꼽을 수 있겠네요). 800만 든 게 허당은 아니더군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이 영화는 배우가 빛나는 영화이고, 그래서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을 뽑아든 캐스팅의 승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담입니다만, 드디어 학수고대하던, 300의 감독, 잭 스나이더가 감독한 왓치맨이 개봉하는데, 너무 기대가 커서 실망하면 어쩔까 좀 겁이 나기도 합니다. 과속스캔들 이야기 하면서 웬 왓치맨 이야기람... (-.-)


과속스캔들
감독 강형철 (2008 / 한국)
출연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 황우슬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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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