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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스타갈락티카'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7.11 완주! Battlestar Galactica!
2009. 7. 11. 22:53

완주! Battlestar Galactica! Computing에 관한 독백2009. 7. 11. 22:53

배틀스타 갈락티카의 핵심 인물들. 최후의 만찬 흉내를 내고 있다.


그렇게 끈기 있게 연재물을 보는 편이 못된다. '곧 죽어도 이 드라마는 봐야 해!'라기 보다 오히려 '그거 못 본다고 세상이 두 쪽 나나?'에 가깝기도 하고 성격이 집요하다거나 끈덕지지 못해서기도 하다. 그런 내가 2004년에 시작하여 2009년에 끝난, 5년 남짓 해 온 이 '배틀스타 갈락티카'라는 드라마를 한 편도 안 빼놓고 안 봤다는 것은 나름대로 특이한 일이라 하겠다.

그만큼 재미있다는 이야기일 터인데, 이 드라마의 어떤 면을 재미있다고 여긴 것일까?

인조인간이 인류를 급습하고 어쩌고 하며 시작하다 보니 인조인간들과 사람들 간의 쌈박질이라는 애들이나 열광할 수준의 이야기란 선입견을 가지기 쉬운데(무리는 아니다. 이 드라마에서 대통령과 제독 역을 맡은 두 배우도 맨 처음에 제목이 배틀스타 칼락티카라니까 웃으며 거절했다가 대본 보고 마음 바꿔 출연을 결심했다고 하니까), 이 드라마는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이 처한 현실을 이 드라마의 설정 속에 녹여 은연 중에, 때로는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는 드라마이고 바로 그 점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다. 즉 현실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개인적으로 3시즌의 16화인 "Dirty Hand"를 제일 인상 깊게 여기는데, 이 이야기는 선단의 우주선에 연료를 공급하는 연료 정제선 선원들의 파업을 다룬 이야기다. 현실의 탄광 노동자 같은 느낌의 연료 정제선 사람들, 그들의 고생, 이들을 대표해 대통령과 함대 제독에게 처우 개선을 요청하러 간 사람, 요구를 안 들어줄 경우 그 사람이 정제선으로 돌아가 파업을 선동하고 그래서 선단의 연료 공급이 중단될까 우려하여(즉 에너지 안보 상의 이유로) 그 대표를 가두는 제독, 그들의 처지를 조사하러 갔다 동감하여 파업의 최우선에 서는, 제독이 아끼는 부하, 파업을 끝내기 위한 협상 등의 장면들이 실감나게 지나갔었다. 그 이야기의 마지막, 파업 노동자의 대표가 되어버린 제독의 부하가 대통령과 제독과 면담할 때 '이 배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위험하고 힘들고 더러운 일을 끊임없이 해야 했고 다른 배로 이주도 못했다'는 대사를 내뱉을 때는, '그럴 수 있겠다'는 엄청난 현실감과 함께 거대한 중압감을 같이 느끼고야 말았다.

이런 의미심장한 이야기들이 SF의 탈을 쓰고 계속 쏟아지니, '꽃보다 남자'나 칙릿 영화 같은 말랑말랑한 이야기 좋아하는 분들은 별로겠지만, '꽃보다 남자'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나로써는 이러한 현실의 거침과 투박함을, 더구나 무지하게 좋아하는 SF라는 매력적인 형식으로 담아내오는 이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초반에 쇼킹한 걸 몽땅 퍼다 붓다보니 막판엔 소재 고갈로 머리 좀 싸맨 듯, 3 시즌 중반부터는 이야기가 힘이 없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다루며 시간을 질질 끄는 느낌이 난다는 점. 그리고 메카닉이 많이 안 나왔다는 점도 좀 실망스럽다. 인류의 배틀스타, 바이퍼, 랩터, 사일런 측의 베이스스타, 레이더, 헤비레이더, 센츄리온 정도가 다니, 원. 다양한 메카닉의 향연도 벌어졌으면 아주 좋았을 뻔. 다 제작비가 웬수지.

제일 좋아했던 메카닉, 사일런의 모함, 베이스스타


어쨌건 그 장중한 이야기는 이제 끝이 났다.

(덧 1)

물론, 이런 의미심장함만을  드라마를 매력적으로 여기는 것은 아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사일런 No 6. 역의 트리시아 헬퍼! C&C 3에서 NOD의 킬리안 콰타 장군 역으로 출연했었기 때문에 C&C 3 하신 분들은 눈에 익으실 듯. 든. 뭐, 한국계인 그레이스 박도 있긴 한데... 솔직히 이 분에게 더 눈길이 가더라(그래, 이 분이 이 드라마의 섹스 어필을 책임지셨다. 박 여사에게는 섹스 어필 책임 임무는 없었거던). 근데 이 배우, 나랑 동갑이다.... 깜놀했다는... 뭘 먹고 이렇게 예쁜지.... ㅎㅎ

훌륭하지 않은가?


헬퍼 사진 구하려고 회사에서 구글링하는데 하도 헐벗은 사진이 많이 나와 민망했었다 (-.-)a 패션 모델도 하시고 속옷 모델도 하시고, 그래서 겸사겸사 요새 메간 폭스 모냥으로 몸으로 밀어붙여 먹고 사신 전력도 있으신가 보다. 머 하긴 섹스 어필이 장난이 아니긴 하니까.


(덧 2)

이 배틀스타 갈락티가 뿐 아니라 밴드 오브 브라더스, 롬(Rome) 보도 나서도 드는 생각이지만 잘 된 미드는 정말 장난 아니다(이게 정말 드라마여?). 그러나 그런 감탄 뒤에는 간혹, 요사이 막 나가는, 소위 막장 드라마라고 일컬어지는 한국 드라마 및, 막장이라면서도 시청률은 끝내주게 좋은 한국의 드라마 상황이 오버랩되며 뒷맛이 씁쓰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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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