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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렸을 적, 영플레이모빌 만들던 영실업에서 지아이유격대라는 이름의 시리즈로 액션 피겨 및 각종 탱크, 짚차 등을 만들어 판 적이 있었다. 척 봐도 미군 같아 보이는 지아이유격대와 코브라라는 악당 집단의 대결 구도가 있었고 거기서 나오는 캐릭터들의 액션 피겨 및 그 캐릭터가 쓰는 무기. '아기공룡 둘리' 연재하던 보물섬에서도 이 지아이유격대 만화가 나왔었는데, 그 어렸을 때에도 그 놈의 양키 센스는 참 안 맞아했던 기억이 난다. 뭐랄까, 만화가 상당히 밍숭밍숭했달까? 알고봤더니 지아이유격대는 G.I.Joe라는, Hasbro라는 미국 회사가 고랫적부터 발매해 온 장난감 시리즈더라. 역시 사람은 과거를 아름답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는지, 그래도 지아이유격대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 나온다니 보고 싶기는 했다.

그렇지만 말이다, G.I. Joe, G.I. Jane은 미군을 뜻하는 말이다. 남자는 Jeo, 여자는 Jane. G.I. Joe 영화에 대해 드는 생각은,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나 디스커버리 채널의 수퍼웨폰 같은 미국의 무기 자랑질 프로그램 등을 볼 때에도 드는 생각이지만, 미국 애들은 정말 군대를 친숙하게 여기는 일련의 활동을 꾸준히, 그리고 광범위하게 한다는 점. 일본이 세계 최고의 로봇 강국이 된 데에는 데스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이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멋지고 강인하고 정의로운 미군이란 이미지를 계속 심어주려는 숨은 의도가 있어 보이는 이런 일련의 미디어 프로그램들을 마냥 웃어넘길 수많은 없지 않을 듯 싶다(미국은 모병제니까 이런 걸 해 놔야 미군 입대자가 부족한 현상을 피할 수 있지 않겠는냐 말이다). 거기다 이런 프로그램을 해외로 수출도 하니, 외국 애들도 미군을 친숙하게 여기도록 하는데 도움도 될 것이고. 이 영화에서 G.I.Joe는 어떤 나라에 속하는 군대는 아닌 것처럼 나오지만, 그것은 척일 뿐, 미군임을 여기저기서 감지할 수 있다.

오락 영화로서는 아주 재미있었다. 이 영화 감독, 스티븐 소머즈는 미이라 시리즈 및 반 헬싱 감독인데, 확실히 오락 영화 만들 줄 안다. 특히 큰 거 나오는 거 빼곤 할 줄 아는 것 하나 없는 롤랜드 에머리히나, 요란하기는 한데 너무 줄거리 허전한, 그래서 메간 폭스 빼곤 남는 것이 없는 트랜스포머 만드는 요즈음의 마이클 베이('나쁜 녀석들'은 정말 훌륭했는데... 더 락은 '그럭저럭 볼만 해' 수준이더니만 트랜스포머는 대략 orz...)보다는 확실히 낫다.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업/오락 영화 만드는 감독을 '예술성이 없다'라 하면서 하대하서도, 독립영화나 예술 영화는 영화관에서 돈 내고 보기 주저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데, 대중이 원하는 오락 영화 잘 만들고, 그래서 돈 잘 버는 것도 재주다. 미이라, 반 헬싱으로 홈런은 아니지만 꾸준히 안타는 치지 않냐 말이다.

특히 우리 이병헌 형아가 분한 스톰쉐도우(Storm Shadow)가 아주 존재감 크게 나온다는 점이 매우 흡족했다. 이건 뭐, 채닝 테이넘, 시에나 밀러가 분한 주인공 격인 듀크(Duke)배론니스(Baronness)를 완전히 압도하던걸? 그 두 배우보다 연기력이 더 좋다 보니 생긴 현상이겠지. 원작의 스톰쉐도우를 좀 알아보니 코브라와 G.I.Joe를 오가는 이중첩자던데 이 캐릭터, 잘만 살리면 아주 심도 있는 연기가 가능한 캐릭터일 것 같다. 그리고 병헌 형아는 그런 심도 깊은 연기 필요하면 잘 해 낼 거 같고.

아쉬운 점은 첫째, 시에나 밀러. 이 영화의 섹시 아이콘이라는 중책을 걸머지셨건만, 쬐까 좀 약하다... (-.-) 가슴골 보이는 푹 패이고 붙는 옷 입는다고 섹시 아이콘 역을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둘째, 코브라 커맨더(Cobra Commander)디스트로(Destro)가 왜 막판에 나오냐. 커맨더 생긴 건 왜 그 모냥이고... -.-

그래도 여름을 시원하게 날려버릴 흥미진진한 영화임엔 분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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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