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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하얀말님의 2009년 7월 8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
Posted by 하얀 말
2009. 4. 17. 21:20

한겨레의 오보이기를 바랍니다. 진짜루. 篇隣2009. 4. 17. 21:20

구글이 "익명성으로부터 비롯되는 발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유튜브가 국적이 한국인 사용자의 동영상 업로드,댓글 올리기를 차단한 지도 좀 지났습니다. 스마트하고 국제적인 면모를 보이려 시작한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유튜브에 올리는 차, 바로 그 유튜브가 그래서 청와대가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고요. 사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그 세력들이 정보화 및 그 정보화 사회의 탈국적성을 참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고, 이번 유튜브의 조치도 그런 현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 한겨례에서 이런 기사를 봅니다.

방통위 “구글 불법 찾아라” ‘실명제 거부’ 보복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정말, 우리나라 현 집권층은, 정보화/세계화에 정말 무지하다고 볼 수 밖에 없겠습니다(사실 무지한 것도 모자라 치졸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첫째, 정보화 사회는 세계화적인 성격을 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보화의 대표적 상징이랄 수 있는 인터넷은 KT의 전화망이 아닙니다. 그 태생 자체가 한 나라의 권력이 통제할 수 없는 네트워크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조직/개인들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정보를 뿌리고 있고 우리도 전 세계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권력의 마음에 안드는 정보를 주거나 받는다고 다른 나라 주권 하에 있는 자연인 / 법인을 우리나라 주권으로 응징할 수 없음은 당연합니다. 차라리 그런 한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범위인 국경보다 언어적 장벽이 더 큰 장벽일 걸요?

둘째, 파급효과가 광범위하고 신속합니다. 사실 민간 부문이 공공 부문보다 훨씬 세련되고 신속한 건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닙니다만, 특히 권력은 법 같은 제도 수립을 통해 나오는 것이다 보니 신속할래야 신속할 수가 없습니다. 뭐, 중국이나 북한처럼 독재를 한다면 지존의 말 한마디면 될 거고, 공청회 의견 수렴 따위는 엿 바꿔 먹으면 좀 빨라지긴 하겠지만, 또 그런 일은 그런 것까지 희생시켜 가며 신속성을 따질 일은 아닙니다(그러한 사실마저 까먹은 것 같은 행동을 요새 권력 집단이 해서 문제긴 하지만). 그런데 정보화 사회의 정보 유통은 그야말로 초고속으로 대량 정보가 왔다갔다 합니다. 불법 정보를 담은 서버의 물리적 위치를 경찰이 급습한다손 치더라도 영장 발부 받는 동안 네트워크로 오가는 정보가 우편물도 아니고, 외국 서버에 미러링을 해도 댓 번은 했을 것입니다. 지리적 거리나 국경도 걸림돌이 안 될 거구요.

세째, 따라서 정보화 사회는 권력의 통제가 어려운 사회입니다. 사실 정부가 자의적으로 이건 그릇된 정보라 판단하고 차단하는 것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 정보는 몹쓸 정보'라 규정하고 그 정보를 차단하려 들이는 노력이 그닥 효과가 없습니다. 즉, 돈/시간 낭비. 오히려 정보화 사회는 정말 별별 꼴을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면역성,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할 줄 하는 통찰력, 지혜 배양이 더 현실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즉, 개인의 자율성을 확립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뜻이죠(요새 집권 세력은 자신들을 신자유주의자로 지칭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권력에 의한 통제보다, 이러한 개인의 자율성을 믿고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집권 세력의 사상이라는 신자유주의에 부합하는 면모라 하겠습니다). 뭐, 북한이나 중국 같이 하겠다면야 별 수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요.

제가 사회학과는 인연이 없는 전산장이라 더 세련되게 말은 못하겠지만, 이러한 요즈음 사회의 특성을 모르고 70/80년대 인터넷은 고사하고 PC도 별로 없던 시절이라 정보 생산이 매스 미디어에 집중되고, 방송 빼고는 확산 속도도 느려 통제가 쉬웠으며, 외국 여행도 어려운 시절에나 통하는 국가 권력에 의한 정보 통제가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자신이 쥔 권력을 휘두른다면, 참, 시대를 읽고 적응하는 이가 그 권력을 쥐어야 빛을 발할 텐데, 그 손에 쥔 권력이 참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들의 저의가 훤히 보이는 실명제 추진이 외국 업체에게 까이고 개망신 당하고 국내 업체 역차별 논란으로 번지자, 왜 일이 이리 되었을까 반추는 안 해 볼 망정, 이 인간들 좀 까 줘야 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됨됨이가 덜 된 자들이 걸맞지 않게 권력을 쥔 나머지, 오만해져서 저지르는 소치로도 해석될 수 있는 일입니다(논어인가요? 군자는 자신에게서 모든 이유를 찾고 소인배는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다죠? 권력이 군자의 손에 있어야 세상이 평탄할 것임은 자명합니다).

한겨레의 저 기사가 오보이길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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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