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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에 해당되는 글 1

  1. 2008.10.25 웬 철 지난 레닌? 4
2008. 10. 25. 16:34

웬 철 지난 레닌? 篇隣2008. 10. 25. 16:34

프로그래머를 하고 있지만 물리학에 대한 노스텔지어가 있는 사람이 저인지라, 평상시에 '餘分D: Physics & Fun' blog를 자주 갑니다. 쥔장이 뉘신지는 모르겠지만, blog에서는 전문 물리학자라는 냄새가 팍팍 납니다.

그 분이 광주에서 최근에 대중 강연 한 내용을 '누가 더 큰 혁명가인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예상하시겠지요? 물리학자신데 아인슈타인이 더 큰 혁명가라는 논지의 발언을 조금 하셨지요. 원래 대중 강연이면 도입부에 impact를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뜩이나 일반 대중들이 어렵고 재미없다는 선입견으로 꽉 찬 물리 강연인데요. 그 도입부에 그런 이야기를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덧글 중에 '뭐얏?'이라는 덧글이 꽤 나옵니다.

저는 '뭐야,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어?'하고 정말, 거기에 또 놀랬습니다. ㅋㅋ. 아직도 좌빨거리고 전라디언을 들먹이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빨갱이고 박통이야 말로 위대한 대통령이며 그래서 박통식 경제 발전(노조 다 때려잡고 저임금으로 팍팍 애들 굴리고 나라가 거의 통제하는 경제 시스템)이야말로 좌파들이 망해먹은 10년을 복구할 경제 회생 방안이라 믿는 사람 못지 않게 과거를 사는 사람같아서요. 둘 다 20세기를 산다는 점은 같지 않겠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본론 들어갑니다.

20세기는 분명 공산주의 vs 반공주의의 냉전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레닌을 빼고 20세기 세계사를 논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중국은 여전히 공산주의를 표방하고 있고 당장에 북한도 소위 주체사상이라는 공산주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자본주의에게 90년대에 이미 KO패 당했습니다. 스탈린이나 모택동, 김일성은 진정한 공산주의가 아니네 해 봐야 소용없습니다. 러시아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마저도, 공산주의자들이 모든 악의 근원으로 치는 사유 재산 인정해서 재벌들 나온지가 옛날입니다. 사유 재산 인정안하는 북한은 전세계적인 빈국이고, 그 가난함 때문에 발생하는 체제 위기를 타계하고자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공산주의는 옛날 중동에서 믿었다던 조로아스터교처럼 점차 역사적 화석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아, 글쎄, 레닌의 모국 러시아도 이제 공산주의 때려치고 자본주의로 움직인다니까요.

그럼에 비해 아인슈타인의 업적은 천동설처럼 구라로 밝혀진 것이 아닌, 여전히 유효한 업적입니다. 상대성이론이 뻥이라던가요? E=mC^2이 거짓말로 밝혀졌던가요? 광전 효과가 구라였던가요? 중력 렌즈 효과 입증 실험에 오류가 발견되었나요? 즉, 아인슈타인의 업적은 화석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펄펄 뛰는 중입니다.

상대성이론은 인간의 사상 체계에도 큰 충격을 가합니다. 자연 현상마저도 상대적이다, 이는 사람의 세상에는 절대적이란 것은 없다는 말이고, 그 당시 팽배한 절대론적 우주론을 일거에 무너뜨립니다. 특히 서양은 절대신 야훼를 믿는 기독교적 신앙의 영향으로 절대론적 세계관을 버리기가 쉽지 않은 동네입니다. 논리적이어도 실험으로 검증 안 된 이야기면 믿지도 않는 과학 동네 애들이 이런 판인데, 실험 같은 것은 하지도 않고 오로지 사유만 논하는 철학 동네 애들이 영향을 안 받을 수 있겠습니까? 더 까칠한 애들이 아니라는데 절대론 박박 우겨 봐야 콧방귀 뀌는 사람만 늘 뿐이지요... 절대론적 세계관은 꼬리 내리던지, 아니면 절대적인 그 무언가는 인간이 알 수 없다는 불가지론의 영역으로 회피하던지 둘 중 하나죠. 여하튼 그 충격이 대단했다는 일례를 들자면, 노벨위원회는 상대성이론으로는 아인슈타인에게 노벨상 안 줬습니다. 느지막하게 광전 효과의 발견으로 줬죠. '모든 초기값을 알면 미래의 결과를 계산할 수 있다'는, 어찌보면 인간의 오만함이라 할 수 있는 기계적 결정주의를 까부순 카오스 이론과 더불어, 이 상대론은 사람의 생각 체계에 큰 영향을 준 것입니다. 즉 자연과학하는 애들만의 리그 이야기가 아니란 말이죠. 이 점이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 실생활에 끼치는 영향이라는 측면에서는 더더욱 레닌은 아인슈타인에 한주먹거리도 안됩니다. E=mC^2이라는 공식 덕에 핵폭탄도 나오고, 우리가 쓰는 컴퓨터 돌리는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력 발전도 나오고, 궁극의 에너지원이라는 핵융합 발전에의 시도도 타당성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핵폭탄이나 원자력 발전은 공산주의 소련도 자본주의 미국도 다 써 왔던 기술입니다. 이미 용도폐기된 레닌의 혁명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당신의 지금 당장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근원인 아인슈타인의 업적을 더 크게 평하는 것이 무리일까요?
고전(Classic)이란, 바로 옛날 것이지만 지금도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인슈타인은 고전입니다. 허긴 상대성이론에게 일부 까인 뉴턴 물리학도 아직도 쓸모가 있군요. 그래서 뉴턴 물리학을 고전 물리학이라고 하나 봅니다. 레닌? 인류의 일부나 전부가 공산주의로 회귀할 가능성은 현재로써는 없다고 보면 레닌은 고전이 아니라 그냥 유물(Relic)일 따름입니다.

그나저나 레닌보다 아인슈타인이 더 낫다는 글 쓰셨다 '뭐얏!?' 하는 글 달려서 블로그 주인장 분 심란하시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뭐얏?'이란 반응이 당혹스럽습니다. 원, 공산 소련 페레스트로이카하던 고르바초프마저 정계에서 물러난지가 언젠데...

하기사 사상은 신념이니 자신의 신념이 화석화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요. 저만 해도 내가 믿는 신념 체계가 유물 취급 받는다면... 약간~ 이해는 됩니다. 그러나 수구 꼴통들과 다른 듯해도 과거를 산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였습니다. 영국 청교도 혁명의 왕당파, 프랑스에서 혁명 나자 자국 애들도 들썩일까봐 군대 동원한 프로이센, 나폴레옹 이전 시대로 유럽 질서를 복귀하려는 시도인 빈 조약의 주도자 메테르니히, 조선 초의 훈구파, 조선 말 노론, 지금의 한나라당, 21세기의 공산주의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대 변화를 거부하는 자들이 있긴 있나 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어찌 보면 사람의 본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족)
우리의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과학의 발견엔, 상대론과 더불어 20세기 과학 분야의 큰 업적으로 일컬어지는 양자 역학도 있습니다. 양자 역학이 없었으면 전자 공학 없고 전자 공학 없으면 컴퓨터도 없습니다. 전 프로그래머인데... 컴퓨터 없으면 뭐 먹고 살았을까요? ㅋㅋ. 아, 그래서 기초 과학이 중요한 건데.... 당장에 돈 안된다고 쳐박아두는 게 우리나라 분위기니.... 그러니 맨날 기초 기술 없다고 난리지요. 흐헐~ 그 소리 벌써 20년 넘게 들은 것 같은데.... 20년 동안 말만 한 거죠. 특히, 옛날부터 KEK 등을 만들어 연구해오고 급기야 2008 노벨 물리학상 싹쓸이로 과학적 업적을 인정 받은 일본과 비교하면 더 초라해지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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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