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

« 2024/5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이 글은 하얀말님의 2009년 4월 28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
Posted by 하얀 말

이 글은 하얀말님의 2009년 4월 27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
Posted by 하얀 말

많은 분들이 '수학' 하면 어렵고 졸리고 범접하기 힘들고 따분한 분야라 생각하실 것이고, 학교 졸업한 이후에는 담을 쌓고 사는 학문 분야일 것입니다. 고교 때 이과였고, 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저도 사실 별다르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수학이란 저한테는 일종의 노스텔지어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잘 하고 싶은 것인데 잘 못한다는 거죠, 뭐. ^^

수학을 어렵게 여겨지는 이유의 팔할은 바람... 이 아니고, 학교에서 수학 배우며 데어서일 겁니다. 원리를 따지며 배우기보다는 입시를 위한 스킬을 배운, 살아 펄펄 뛰는 학문이 아닌 죽은 학문으로 배운 게 그 첫째 이유요, 둘째는 이 수학적 개념들이 왜 나왔는지, 이 수학적 개념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아무 말도 없이 디립다 그 개념 정의 찍 찌끄리고 바로 문제 풀이로 넘어가는 교육 방식이 그 둘째일 것입니다(그 중 제 개인적으로는 '이딴 개념은 뭐하러 고안한 거야?'라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든 것이 '행렬'이었습니다.... 숫자들을 그렇게 마방진 형태로 쓰고서는 곱하고 빼고 더하고 나누고 어쩌고.... 뭐 땜에 이 날고생을 하는 거야? 이 책에을 봐서 알게 되었는데, 행렬은 연립방정식을 푸는 '일반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고안한 것이더군요... T.T). 세째는, 수학은 앞에서 배운 내용을 시원찮게 이해하면 뒤 내용은 손도 못대고(다항식도 헤메면서 다항식의 미분을 어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것이 점점 누적되다가 포기하게 되는 특성이 강한 학문이라 그럴 것이고요.

특히 제가 무지하게 싫어하는 분야가, 수학에 있어 너무너무 중요한 미/적분입니다. 그리고 삼각함수, 지수함수, 로그 함수 같은 초월 함수도 쥐약이죠. 그나마 선형 대수는 좀 했었습니다만.... 그런데 재작년인가요, 어느날 '이야기로 아주 쉽게 배우는 미적분'이란 책을 서점에서 본 겁니다. 보통 일반 서점에서 파는 수학책 단행본은 수학 자체를 가르치는 내용보다는 수학사나 위대한 수학자가 수학적 업적을 쌓는 것에 대한 이야기 등을 많이 다룬다거나, 건물 지을 때 기하학을 이렇게 쓴다는 식의, 현실에서 수학적인 원리가 이렇게 적용된다는 식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교과 과정에 나오는 수학을 다루는 책들은, 대부분 아동용에 집중되어 있고, 미/적분, 대수, 삼각함수 등의 수준을 다루는 책들은.... 참고서죠. 그런데 미/적분이란 고교 수학 수준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참고서가 아닌 단행본이 나온 것입니다. 당연히 호기심이 땡겼죠.

30대 중반에 만난 그 책은, 제가 읽어본 미/적분을 다룬 어떤 책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주인공들이 문제를 만나고 그걸 풀기 위해 낑낑대다 미/적분에 대한 개념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식의 이야기 형식을 취하고 있었는데,그러한 구성이 '왜 이런 수학적 개념이 등장했는가'를 아주 잘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이야기만 있냐? 수식도 나올 건 다 나오고, 연습 문제도 각 장마다 나와 있었죠.구미가 확 땡겼는데 그 땐 그래도 안 샀더랬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보니 그 책 시리즈가 미/적분 뿐 아니라 삼각함수(회전에 대한 논의를 하려면 필수적인 이 놈도 제가 아주 쥐약입니다)도 나오고 대수학도 나왔더군요. 미/적분, 삼각함수를 하기 전에 일단 대수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수학 책을 샀습니다. 그게 바로 저 위 책이고요, 어제 다 읽었습니다... 부록 빼고 653쪽에 달하는 책을, 그것도 수학책을, 일주일만에 다 읽었습니다.

간만에 고교 지구과학에서 나오던 별의 겉보기 등급, 고교 물리에서 나오던 데시벨 문제 가지고 낑낑 대 보았습니다(log 연습문제였습니다). 복소수 연습 문제에서는 전자 회로 관련 문제도 나오더군요(전자공학 전공이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전자 공학 관련 계산엔 실수를 넘어 복소수도 많이 동원된다고 합니다. 실수만 가지고는 일 안되는 동네가 실제로도 있다는 이야기죠). 새로운 경험이었죠.

이 책은 중학교 1학년에서 시작, 고교 1학년으로 끝납니다. 숫자 대신 문자를 쓴다는 대수의 정말 생기초부터 시작해서, 복소수로 끝나죠.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이 책의 목차로 대신합니다.

Chapter 1 수의 성질에 대한 법칙
Chapter 2 방정식
Chapter 3 음수와 정수
Chapter 4 분수와 유리수
Chapter 5 지수
Chapter 6 근과 실수
Chapter 7 대수식
Chapter 8 함수
Chapter 9 그래프
Chapter 10 연립방정식
Chapter 11 이차방정식
Chapter 12 원과 타원,그리고 포물선
Chapter 13 다항식
Chapter 14 급수
Chapter 15 순열,조합,그리고 이항정리
Chapter 16 수학적 귀납법
Chapter 17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Chapter 18 연립방정식과 행렬
Chapter 19 허수

다음엔 삼각함수 책 사 볼 겁니다(미/적분 책에 삼각함수의 미/적분 이야기가 있어서 삼각함수부터 알아야 하겠더군요). 최종 보스는 미/적분 책이겠지요(대학 수학 수준인 편미분도 나온데요).

결론! 강추합니다.

이야기로 아주 쉽게 배우는 대수학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더글라스 다우닝 (이지북, 2008년)
상세보기

:
Posted by 하얀 말

이 글은 하얀말님의 2009년 4월 21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
Posted by 하얀 말
2009. 4. 17. 21:20

한겨레의 오보이기를 바랍니다. 진짜루. 篇隣2009. 4. 17. 21:20

구글이 "익명성으로부터 비롯되는 발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유튜브가 국적이 한국인 사용자의 동영상 업로드,댓글 올리기를 차단한 지도 좀 지났습니다. 스마트하고 국제적인 면모를 보이려 시작한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유튜브에 올리는 차, 바로 그 유튜브가 그래서 청와대가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고요. 사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그 세력들이 정보화 및 그 정보화 사회의 탈국적성을 참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고, 이번 유튜브의 조치도 그런 현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 한겨례에서 이런 기사를 봅니다.

방통위 “구글 불법 찾아라” ‘실명제 거부’ 보복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정말, 우리나라 현 집권층은, 정보화/세계화에 정말 무지하다고 볼 수 밖에 없겠습니다(사실 무지한 것도 모자라 치졸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첫째, 정보화 사회는 세계화적인 성격을 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보화의 대표적 상징이랄 수 있는 인터넷은 KT의 전화망이 아닙니다. 그 태생 자체가 한 나라의 권력이 통제할 수 없는 네트워크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조직/개인들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정보를 뿌리고 있고 우리도 전 세계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권력의 마음에 안드는 정보를 주거나 받는다고 다른 나라 주권 하에 있는 자연인 / 법인을 우리나라 주권으로 응징할 수 없음은 당연합니다. 차라리 그런 한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범위인 국경보다 언어적 장벽이 더 큰 장벽일 걸요?

둘째, 파급효과가 광범위하고 신속합니다. 사실 민간 부문이 공공 부문보다 훨씬 세련되고 신속한 건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닙니다만, 특히 권력은 법 같은 제도 수립을 통해 나오는 것이다 보니 신속할래야 신속할 수가 없습니다. 뭐, 중국이나 북한처럼 독재를 한다면 지존의 말 한마디면 될 거고, 공청회 의견 수렴 따위는 엿 바꿔 먹으면 좀 빨라지긴 하겠지만, 또 그런 일은 그런 것까지 희생시켜 가며 신속성을 따질 일은 아닙니다(그러한 사실마저 까먹은 것 같은 행동을 요새 권력 집단이 해서 문제긴 하지만). 그런데 정보화 사회의 정보 유통은 그야말로 초고속으로 대량 정보가 왔다갔다 합니다. 불법 정보를 담은 서버의 물리적 위치를 경찰이 급습한다손 치더라도 영장 발부 받는 동안 네트워크로 오가는 정보가 우편물도 아니고, 외국 서버에 미러링을 해도 댓 번은 했을 것입니다. 지리적 거리나 국경도 걸림돌이 안 될 거구요.

세째, 따라서 정보화 사회는 권력의 통제가 어려운 사회입니다. 사실 정부가 자의적으로 이건 그릇된 정보라 판단하고 차단하는 것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 정보는 몹쓸 정보'라 규정하고 그 정보를 차단하려 들이는 노력이 그닥 효과가 없습니다. 즉, 돈/시간 낭비. 오히려 정보화 사회는 정말 별별 꼴을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면역성,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할 줄 하는 통찰력, 지혜 배양이 더 현실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즉, 개인의 자율성을 확립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뜻이죠(요새 집권 세력은 자신들을 신자유주의자로 지칭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권력에 의한 통제보다, 이러한 개인의 자율성을 믿고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집권 세력의 사상이라는 신자유주의에 부합하는 면모라 하겠습니다). 뭐, 북한이나 중국 같이 하겠다면야 별 수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요.

제가 사회학과는 인연이 없는 전산장이라 더 세련되게 말은 못하겠지만, 이러한 요즈음 사회의 특성을 모르고 70/80년대 인터넷은 고사하고 PC도 별로 없던 시절이라 정보 생산이 매스 미디어에 집중되고, 방송 빼고는 확산 속도도 느려 통제가 쉬웠으며, 외국 여행도 어려운 시절에나 통하는 국가 권력에 의한 정보 통제가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자신이 쥔 권력을 휘두른다면, 참, 시대를 읽고 적응하는 이가 그 권력을 쥐어야 빛을 발할 텐데, 그 손에 쥔 권력이 참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들의 저의가 훤히 보이는 실명제 추진이 외국 업체에게 까이고 개망신 당하고 국내 업체 역차별 논란으로 번지자, 왜 일이 이리 되었을까 반추는 안 해 볼 망정, 이 인간들 좀 까 줘야 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됨됨이가 덜 된 자들이 걸맞지 않게 권력을 쥔 나머지, 오만해져서 저지르는 소치로도 해석될 수 있는 일입니다(논어인가요? 군자는 자신에게서 모든 이유를 찾고 소인배는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다죠? 권력이 군자의 손에 있어야 세상이 평탄할 것임은 자명합니다).

한겨레의 저 기사가 오보이길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
Posted by 하얀 말

이 글은 하얀말님의 2009년 4월 12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
Posted by 하얀 말
왓치맨 상세보기


반지의 제왕을 감독한 피터 잭슨이 대단한 이유는, 괴물 같은 규모와 복잡한 스토리의 원작이라 영화화하는 것 자체가 일대 모험이랄 수 있는 반지의 제왕이라는 거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영화화는데 성공하였고, 전세계적인 대중의 인정, 즉 흥행 대박을 쳤다는 점 때문입니다.

왓치맨의 잭 스나이더는 역시 그 정도는 아닌 듯 합니다. 팝 아트적인 300을 보고 매우 흡족해해서 이번 작품을 매우 기대하고 있었는데(더구나 원작 만화가 무지하게 훌륭하다는 극찬도 많이 봐서), 결론은 '또 예고편에 낚였다'입니다. 예고편은 삐까번쩍 수퍼 히어로 오락물처럼 광고하더니(그래서 두 시간 즐거우려 갔더니만), 웬 시점이 마구 바뀌어대서 정신 사나운 난잡하고 암울한 영화(머리만 아픕니다)? 오락성과 작품 두 마리 토끼 다 잡으려다 두 마리 다 놓친 꼴.

특히 오락성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주인공인 실크 스펙터, 대 실망입니다. 요새 서양에서는 저런 애들이 예쁘다고 여겨지나 보죠? 이래서 양키 센스라는 말이 나온다니까... 잭 스나이더는 트랜스포머의 메간 폭스를 발탁한 마이클 베이에게 여주인공 캐스팅 노하우를 좀 배워야 할 듯 싶습니다.

원작을 보신 분들 중 잭 스나이더 감독이 뽑아내는 캐릭터는 300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높다고 칭찬하신 분도 봤지만, 원작을 안 본 사람 입장에서 보자면, 잭 스나이더가 300으로 영화판에서 지명도 좀 가지자 성급하게 '작품'을 만들고 싶었나 봅니다. 더군다나 '걸작' 소리 듣는 원작은 잘 팔리는 '상품'이 아닌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은, 예술 하는 사람의 원초적 본능을 더욱 자극했겠지요. 결과? 미국 흥행에서도 첫 주 1위 하다 급속하게 순위가 쳐지더군요. 기대했다 실망한 것이 저만은 아닌 듯 합니다.

다크나이트 이후 수퍼 영웅물 영화가 암울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다크나이트의 조커는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조커 같은 것이 있고 암울해야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나, 귀가 얇아 그런지, 왓치맨 원작 만화는 좀 땡기네요.

(덧)

3.5 개봉 당일 본 것을 이제서야 포스팅하는군요.

왓치맨 상세보기


:
Posted by 하얀 말

이 글은 하얀말님의 2009년 4월 10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
Posted by 하얀 말

2007년에 커맨드 & 컨커 3: 타이베리움 워즈를 하긴 했었는데, 거의 2년 다 되어가서야 그 확장팩인 C&C3: 케인의 분노를 했습니다. C&C 적색 경보(Red Alert) 3도 확장팩인 업라이징(Uprising)까지 나온 시점인데 이제서야 케인의 분노를 하다니.. 저도 참....

줄거리 이어붙이기를 위해 탄생한 확장팩

C&C3: 타이베리움 워즈(Tiberium Wars)는 C&C2: 파이어스톰(firestorm) 이후 7년 만에 나온 C&C 이야기입니다만, C&C2와는 줄거리 상으로 어떤 연관 관계도 없이, 땡궁맞게 냅다 GDI의 이온 캐논 네트워크의 중심인 필라델피아 우주 정거장을 NOD 애들이 미사일로 박살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일설에 따르면 C&C의 원작자, 지금은 EA에 흡수되었다 사라진 웨스트우드스튜디오의 원안은 C&C는 3부작이었답니다. 소위 타이베리움 3부작으로 타이베리안 돈(Tiberian Dawn), 타이베리안 썬(Tiberian Sun), 타이베리안 트윌라이트(Tiberian Twilight)을 부제로 내정하고 있었고 실제로 앞의 두 개는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EA가 웨스트우드를 흡수 합병한 이후 타이베리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FPS인 C&C 레니게이드(Renegade)가 흥행 실패하자 웨스트우드를 해체해 버렸습니다. 그러나 EA 입장에서도 스타크래프트와 쌍벽을 이루는 유명 프렌차이즈, C&C를 썩이기는 아까웠던지 C&C 제네럴(General)이라는, 타이베리움 3부작도 아니고 적색 경보 세계관도 아닌, 미/중/이슬람 무장 단체의 쌈박질이라는 요상한 세계관을 들고 나왔다 썩 좋은 소리는 못 듣습니다. 한 번 물 먹은 EA, C&C 브랜드를 달려면 타이베리움 세계관처럼 지명도를 가진 것이 없다 판단했던지, 7년 동안 감감무소식이던 타이베리움 세계관의 3편을 발표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EA는 순진하게 원작자의 의도를 살려 이 3편을 타이베리움 세계관의 결말로 만들 생각이 없었습니다. 원작자의 의도보다 돈이 더 중요하죠. 그래서 그들은 의당 타이베리안 트윌라이트라 제목 붙여야 할 3편 제목을 땡궁맞게 타이베리움 워즈로 붙이고, 최종편이었던 3편을 최종편이 아닌 것으로 고쳐버립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끝낸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돈 더 벌려고 다시 이어붙인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죠. 거기에다 스타크래프트 이후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의 공식으로 확립된, 세 종족을 채우기 위해 스크린(Scrin)이란 외계 종족을 덧붙이기까지....

여담입니다만 그래서 더 우려내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고 헤일로를 3부작으로 끝낸 번지 스튜디오(Bungie Studio)가 대단해 보입니다. 하기사 유통사인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스튜디오는 번지가 말을 안 들으니 헤일로 세계관을 더 우려내서 헤일로 워즈란 전략 시뮬을 또 만들긴 했네요. 이건 번지가 아니라 앙상블 스튜디오(Ensemble Studio) 작품이긴 합니다만...

각설하고 그러다보니 이 유명한 이야기의 3편은, 타이베리움 세계관의 결말은 고사하고 타이베리움 워즈라는 예정에 없는 부제를 달면서, 타이베리움 3부작의 2편인 타이베리안 썬과 파이어스톰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었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점 때문에 EA는 C&C 팬들에게 욕 깨나 먹고 있었습니다. 돈 버는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충성된 고객층이라 할 수 있는 C&C 팬들에게 욕 먹는 것은 안 좋은 현상이고, 앞으로 4편, 5편 우려먹으려면 꼬인 줄거리 정리는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EA는 이 사생아 같은 타이베리움 워즈의 줄거리를 파이어스톰과 이어붙이기로 하고 작업에 착수하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케인의 분노입니다.


NOD의 부활

줄거리는 1부, 2부, 3부로 나뉘는데, 1부는 파이어스톰 직후, 즉 NOD는 GDI에게 졌고, 케인은 죽었으며, NOD의 컴퓨터였던 카발(CABAL)은 타이베리움의 본질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타키투스(Tacitus)라는 고대 외계인의 유물을 차지하려다 GDI/NOD 연합에게 발려 파괴되고, 타키투스는 GDI가 보관 중이며, NOD는 케인 사후 여러 분파로 나누어 있는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죽은 줄 알았던 케인이 살아있었고(정말 질긴 인간), 케인은 리전(Legion)이란 컴퓨터(이 리전이 플레이어의 역할입니다)를 이용해서, 리우 데자네이루에서 GDI에 대한 반란을 사주하고, NOD의 클로킹(cloaking) 기술을 연구하는 호주의 GDI 연구소를 습격하여 NOD의 클로킹 기술을 되찾고, 케인은 거짓 선지자라 칭하며 NOD를 장악하려 했던 마시온 형제(Brother Marcion)가 이끄는 블랙핸드(Black Hand)라는 분파를 흡수하여 NOD를 재건하는 것이 1부의 줄거리입니다. 1부가 끝나면 케인은 리전을 일단 쉬라고 끕니다.


제3차 타이베리움 전쟁

2부는 1부에서 대략 10년 정도 지난 후로, 제3차 타이베리움 전쟁 발발 직전 시점부터 시작합니다. 케인은 10년만에 리전을 다시 켜고, NOD의 알렉사 코박스(Alexa Kovacs)라는 미모의 여장군이 리전과 호흡을 맞추게 됩니다. 리전은 필라델피아 우주 정거장을 날려버리기 위한 이온 캐논 네트워크 기지 무력화 작업, 로버트 보일이란 탐욕스런 GDI 정치꾼이 GDI의 대통령이 되도록 당시 GDI의 재무상인 보일이 필라델피아에 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GDI의 금고를 날려버리는 작전을수행합니다(필라델피아 날려버리고 보일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것은 타이베리움 워에서 다룬 이야기입니다. 필라델피아가 격침될 때 GDI의 많은 지도자들이 죽고, GDI 금고 날아간 것 때문에 뒷처리하느라 정신 없었던 보일만이 필라델피아에 안 가서 살아남았죠).

퀼리안 콰타(Kilian Qatar)라는 NOD의 여장군이 템플 프라임(Temple Prime)에 죽치고 케인에게 반기를 들자(타이베리움 워 이야기), 케인에게 충성을 다하던 알렉사는 리전을 움직여, 콰타와 싸우는 케인의 군대(이게 타이베리움 워에서 플레이어가 하는 게임 내용이죠) 뒤통수를 치려던 GDI 군대를 격멸하고, 템플 프라임에 코만도와 세비터를 침입시켜 중요 정보를 몰래 빼내옵니다(이후 타이베리움 워즈에서, GDI가 이온 캐논으로 타이베리움이 가득찬 템플 프라임을 화끈하게 날려버리고, 타이베리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는 스크린이 그 폭발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를 감지하고 지구에도 타이베리움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이게 다 케인의 계획).

그런 일도 하고, NOD를 위협하는 스크린 군세도 격멸시키고 그러는 동안 알렉사는 리전이 카발의 후신임을 알게 되고, 부모를 카발의 사이보그 군대에게 잃었던 알렉사는 리전이 카발처럼 미쳐 날뛸까 봐 걱정하게 됩니다만 케인은 여전히 리전을 애지중지합니다(카발의 후신인 리전을 애지중지하는 이유는 카발이나 리전만이 타키투스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 케인은 문제의 타키투스를 GDI로부터 되찾기 위한 작전을 리전을 통해 펼치고, 리전은 타키투스를 되찾지만, 리전을 두려워한 알렉사는 케인이 리전에 타키투스를 꽂지 못하게 하기 위해 리전을 고장내려다 케인에게 걸립니다. 케인은 알렉사를 처형하려 하지만 알렉사는 끝끝내 리전을 망쳐놓고 자살해 버립니다.


마크드 오브 케인

그로부터 10년 뒤, NOD의 기술자가 맛 간 리전을 고치는데 성공하고, 케인은 뛸 듯이 기뻐합니다. 2차 타이베리움 전쟁 끝 무렵, 케인은 반인반사이보그 부대인 마크드 오브 케인(Marked of Kane)이란 분파를 중앙아시아에 짱박았었습니다. 케인에게만 충성하는 이 강력한 분파는 그 존재를 NOD의 다른 분파가 알 경우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으므로 NOD 안에서도 오직 케인만 알고 있는 비밀이었습니다. 케인은 이 분파를 리전이 지휘할 것을 요구하고, 리전은 GDI의 방해를 격파하고 이 분파를 잠에서 깨웁니다. 리전은 이 분파를 이끌고, GDI가 타키투스를 대상으로 이 실험 저 실험을 하고 있는(타키투스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실험하는 바람에 타키투스가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케인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로키산맥의 GDI 기지로 가서, GDI 군세를 격멸하고 타키투스를 드디어 회수합니다. 마침내 케인은 리전에게 이 타키투스를 끼워넣음으로써 이 '케인의 분노'는 끝이 납니다.


나타샤 헨스트리지


2부에서 리전과 호흡을 맞추는 알렉사 코박스를 연기한 미모의 여배우는 나타샤 헨스트리지(Natasha Henstridge)라는 캐나다 출신 모델/배우입니다. 이 여배우의 대표작은... 스피시스(Species)라고 아실라나요? 그 영화에서 나오는 성장이 엄청 빠른, 번식에 필요한 남자 사람을 유혹하는 데 유리하도록(이종의 생명체끼리 교미라니... 언 놈이 시나리오를 짰는지, 원 -.-)  엄청 예쁜 여성으로 생겨먹은 잔인한 외계 생명체 역할을 맡은 배우입니다. 이 배우 74년생이니 한국 나이로 36살입니다(저랑 동갑이네요). 지금도 대단한 미모의 소유자긴 합니다만, 확실히 한창 때였던 스피시스 찍은 때보다는 늙긴 늙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2007년엔 배틀스타 갈락티카(Battlestar Galactica, 줄여서 배갈)를 안 봐서 몰랐는데, 이제 보니 킬리안 콰타 장군 역을 맡은 배우가 바로 사일론 넘버 6(Cylon No. 6) 역의 캐나다 여배우, 트리시아 헬퍼(Tricia Helfer)임을 이거 하면서 겨우 알게 되었지 뭐예요(헬퍼도 74년생). 그러고보니 타이베리움 워즈에서는 역시 배틀스타 갈락티카의 히로인 중 하나인 아테나(Athena) 역의 그레이스 박(이 배우도 캐나다 국적)도 나오는데... 타이베리움 워즈 제작진이 배갈이랑 캐나다 미녀 배우를 좋아했나 봅니다 :)
:
Posted by 하얀 말

이 글은 하얀말님의 2009년 4월 5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
Posted by 하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