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12. 09:50
오락물과 작품 사이에서 엉거주춤 - 왓치맨 영화2009. 4. 1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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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을 감독한 피터 잭슨이 대단한 이유는, 괴물 같은 규모와 복잡한 스토리의 원작이라 영화화하는 것 자체가 일대 모험이랄 수 있는 반지의 제왕이라는 거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영화화는데 성공하였고, 전세계적인 대중의 인정, 즉 흥행 대박을 쳤다는 점 때문입니다.
왓치맨의 잭 스나이더는 역시 그 정도는 아닌 듯 합니다. 팝 아트적인 300을 보고 매우 흡족해해서 이번 작품을 매우 기대하고 있었는데(더구나 원작 만화가 무지하게 훌륭하다는 극찬도 많이 봐서), 결론은 '또 예고편에 낚였다'입니다. 예고편은 삐까번쩍 수퍼 히어로 오락물처럼 광고하더니(그래서 두 시간 즐거우려 갔더니만), 웬 시점이 마구 바뀌어대서 정신 사나운 난잡하고 암울한 영화(머리만 아픕니다)? 오락성과 작품 두 마리 토끼 다 잡으려다 두 마리 다 놓친 꼴.
특히 오락성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주인공인 실크 스펙터, 대 실망입니다. 요새 서양에서는 저런 애들이 예쁘다고 여겨지나 보죠? 이래서 양키 센스라는 말이 나온다니까... 잭 스나이더는 트랜스포머의 메간 폭스를 발탁한 마이클 베이에게 여주인공 캐스팅 노하우를 좀 배워야 할 듯 싶습니다.
원작을 보신 분들 중 잭 스나이더 감독이 뽑아내는 캐릭터는 300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높다고 칭찬하신 분도 봤지만, 원작을 안 본 사람 입장에서 보자면, 잭 스나이더가 300으로 영화판에서 지명도 좀 가지자 성급하게 '작품'을 만들고 싶었나 봅니다. 더군다나 '걸작' 소리 듣는 원작은 잘 팔리는 '상품'이 아닌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은, 예술 하는 사람의 원초적 본능을 더욱 자극했겠지요. 결과? 미국 흥행에서도 첫 주 1위 하다 급속하게 순위가 쳐지더군요. 기대했다 실망한 것이 저만은 아닌 듯 합니다.
다크나이트 이후 수퍼 영웅물 영화가 암울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다크나이트의 조커는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조커 같은 것이 있고 암울해야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나, 귀가 얇아 그런지, 왓치맨 원작 만화는 좀 땡기네요.
(덧)
3.5 개봉 당일 본 것을 이제서야 포스팅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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