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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2. 29. 07:08

하얀말의 미투데이 - 2008년 2월 28일 篇隣2008. 2. 29. 07:08

이 글은 ryudaewan님의 2008년 2월 28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
Posted by 하얀 말
전산과를 나와서, 곧 퇴사할 것이긴 하지만, LG CNS를 7년 6개월 정도 다닌 사람 입장에서 SI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적인가?라는 글을 보았을 때, 참, 공감 가는 이야기다 싶었다(위 글에 나오는 업체 임원이 혹시 LG CNS?). 이 정도 경력이면 개발자가 바라본  SI 업체에 대해 썰 풀 자격 정도는 있다 싶어 이야기를 해보면...

일 단 SI업체는 기술로 돈 벌어먹는 회사가 절대 아니다. 만약 SI업체가 기술로 돈 벌어 먹는 회사면 개발자들은 그들의 핵심 역량이고, 따라서 기술 인력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징허니 잘 아시겠지만 그들은 개발자를 인력 파견 업체에서 고용한다. 핵심 역량은 절대로 아웃소싱하는 것이 아님은 경영의 기본이다. 그들이 그런 것을 모를 리 없고, 따라서 기술 및 기술 인력은 그들에게 핵심 역량은 절대 아니라는 사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 인력이란, 아웃소싱한 기술자들과 의사 소통을 하고 작업 지시를 하고 일정 대비 진척률을 측정하여  작업이 처지면  독려하고(이 독려 방법이 참.... 휴가 반납, 끝없는 야근이란 것이지만서도), 문제 때문에 끙끙대면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는, 대단히 프로젝트 관리자적인 사람을 뜻한다.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 기술 이해가 필요하고, 그래서 사원, 신입 때는 기술을 가르치긴 한다만. 그래서 대부분 SI업체에서 짬밥이 차면 점차 프로젝트 관리자 같은 일을 하게 된다.

미리 말한 것 같은데, SI업체는, 건설 분야로 치면 시공사가 아니라 CM을 하는 회사이고, 따라서 프로젝트 파이넌싱, 인력 소싱, 고객의 요구 사항 분석 및 그에 따른 가격 산정, 공정 및 진척률 관리, 프로젝트 비용을 관리하여 이익을 남기는 것이 핵심 역량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있어 기술 인력은 '언제나 조달 가능한 자원' 이상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 product는 그들 손 끝에서 나오고, product를 만드는 자가 있어야 SI의 핵심 역량도 할 일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 그걸 간혹 모르는 것 같단 말이지.

그들에게 있어 소프트웨어 개발은 공학(Engineering)이고 공학은 자연을 가공하여 유용한 것을 얻기 위함이 목적이고, 특히 산업 공학은 이러한 공학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공학이나 관리를 하려면 측정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데, S/W란 것이 정말 무형의 것이다 보니, 이 측정이라는 것이 쉽지 않다. 정성적인 것을 정량적인 것으로 환산하면서 겪은 어려움이 여기서도 나오는데(이를테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서 마이크로소프트나 나이키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내 하긴 하지만, 솔직히 그게 정말 현금 세는 것처럼 정확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나?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나는데 그런 브랜드는 거래하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LOC(Line of Code), COCOMO, 기능 점수(functional point) 등 가지가지가 나오지만 정말 한 방에 사람들을 '아, 이거다~' 싶은 측정 체계(metric)가 없다. S/W 개발이 과연 공학적인 접근이 가능한 일인가 하는 주제는 이 글의 범위를 후딱 넘어버리니 이쯤하고, 문제는 SI업체들이 S/W 공학의 신봉자들인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들은 개발사가 아니라 관리하는 회사기 때문이다. 그러니 공학적인 접근으로 S/W를 만드는 관리 체계 및 측정 체계를 제공한다는 방법론이나 S/W 공학에 매달릴 수 밖에.(SI project를 하다보면, 그 일하는 체계가 정말 건설/토목사의 그것과 너무도 흡사하다. 심지어는 시공사, 감리사 같이 사업자와 감리사가 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은 S/W Factory라는 말에 솔깃할 수 밖에 없고, model만 그리면 product가 나온다는 MDA에 혹하며, 마치 그것을 S/W 개발의 미래라고 부르짖게 되는 것이나, 실제 개발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그 변덕스러운 고객의 요구 사항을, ERP도 뜯어고치라고 하는 그 변덕을 과연 그런 것으로? 아울러 MDA라는 것도 웃기는 것이, LISP이나 Scheme 같은 함수형 언어는 어떻게 UML로 표현할 것이며, Python이나 Ruby 같은 언어에 대한 UML Profile은 만들 수 있는겨? 동적 type이라는 이들 언어의 특성은 단순한 객체 지향 관점에서만 커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UML은 product를 만들기에는 그 표현력이 모자라며, 그 간극을 메꾸기 위해 UML에도 무언가가 마구 추가되긴 하는데, 사람 기를 질리게 한단 말이지. MDA의 허구를 논하면 또 글의 주제를 넘어버리니 이만하고, 여하튼 그들은 말도 안되는 것을 바라고 믿는데, 그 이유는 S/W 개발의 자동화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S/W 생산 line만 관리하면 되고 개발자는 필요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행동이 연목구어임을 알기에 절대 쫄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들은 계속 인력 구하고 다닐 것이다. 대신 지금과 같이 대우는 안하겠지).

말이 상당히 길어졌는데 결론은 다음과 같다.

SI업체, 전산과 나와서 개발자로 크려면 가지 마라!
단,
대기업 가고 싶어 SI 업체 갈 것이면 사원,늦어도 대리까지만 다녀라.


SI업체, 산공과나 경영과(특히 MIS 전공) 나왔다면 괜찮다!
단,
다 임원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라!
(이 과 출신들은 자기가 다 임원하는 줄 안다니깐 --)
=================================

이전 블로그에서 2007.5.30에 쓴 글
:
Posted by 하얀 말
2008. 2. 27. 19:25

정치는 요물 篇隣2008. 2. 27. 19:25

오늘 어쩌다 '가'라는 분이랑 '나'라는 분 이야기를 했는데 그 '가'라는 분이 나중에 '나'라는 분이 원래 큰 일을 하시기 때문에(그동안 스케일 큰 일을 하셨고 지금도 스케일 큰 일을 하신다. 하시는 일? IT 바닥의 기업가다. 실제로 존경 받을 구석이 있을만한 분이다) 지금 하시는 일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으면 정치를, 나아가 대통령을 했으면 한다, 아울러 정치를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말했다.

그 말 들으며 참 씁쓸했는데,

1. 잘 나가다 정치해서 개망신 떤 사람들, 사람들(한컴 망해먹은 이찬진씨, 지금 장관 지명 되서 열라 까지는 유인촌씨, 정치한다고 했다가 김영삼에게 현대를 된서리 맞게 한 고 정주영씨 등등등...) 생각
2. 잘못된 세상을 바꾸려 정치를 하리라며 정치에 투신했다 변절한 사람들, 사람들(대표적으로 김문수 경기도 지사. 박정희 정권 때 인천에서 노동 운동 하던 사람이 노동자에게 비우호적인 한나라당에서 - -) 생각

이 들어서였다. '나'라는 분이 IT 기업가니 이찬진씨 예를 들자. 기업엔 신경 안쓰고 한 눈 팔면 그나마 일군 기업은 제대로 돌아갈까? 무엇보다도 장사꾼은 고객 똥구멍이라도 핥을 기세로 장사를 해야 겨우 돈 버는데, 국회의원이라고 목에 힘주면, 과연 장사를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날 씁쓸하게 만들었던 것은

정치를 궁극의 큰 일이라고 여기는 사고 방식

이다. 과장 좀 하자면 과거 시험 봐서 급제해서 관료 되고 정승 판서 되서 정치 하는 것을 '입신양명'으로 여기는, 딱 조선 시대 사고 방식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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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분이 IT 바닥의 기업가니 빌 게이츠 예를 들자. 실제로 '나'라는 분도 그런 글로벌 IT 기업을 꿈꾸니까. Microsoft라는 글로벌 기업을 일구고, 은퇴 후 빌&멜린다재단을 통해 사회사업을 하기로 한 그 사람이, 자신이 세운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그 사람이 진짜 정치인보다 작은 일을 하는 것인가?(주: 참고로 저는 Microsoft의 독점적 사업 행태를 싫어합니다) 자본주의의 핵심 주자가 기업이거늘, 위대한 기업을 일구는 것이 정치인보다 못한 일인가?

중국 고사 중에 어떤 임금인지 제후인지가 어떤 현자에게 자신에게 오라 하자 그 현자, 더러운 말을 들었다며 귀를 물로 씻었다는 고사가 있다. 정치 한다고 깹짝대다가 집안 망해먹고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은 바(국회의원 선거 해서 낙선해봐라. 빚이 얼만데. 공천해 준 당이 뒷감당해주나? 택도 없다), 난 그 분이 정치를 안했으면 좋겠다. 사람이 50~60대 정도 되면 권력욕이 생긴다던데(그 분이 50대다) 여태까지 그러셨던 것처럼 회사와 IT 기술 이외의 다른 것은 신경 끄고 사셨으면 좋겠고, 정치하는 쪽은 예전 이찬진씨같이 그 분 안 꼬셨으면 좋겠고, 주변 사람들이 그 분에게 쓰잘데기 없는 소리 안했으면 좋겠다.

이제 한국 S/W 업체 최초로 매출 1000억을 돌파하는 회사를 일구셨는데, 정말 그 분 말마따나 당신이 설립한 회사가 MS나 Google 에 필적하는 같은 회사가 되어 한국에도 그런 글로벌 S/W 업체 좀 보유하고, 그래서 그 회사 직원들 백만장자 좀 빵빵 양산되고 해야 한국 IT 업계도 좋은 성공 사례를 보유하는 것임과 아울러 인재들이 IT, 나아가 이공계에 관심을 가질 것이며 그래야 한국이 빛 좀 보지 않겠냐 말이다.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은가.

정치는 정말 요물이란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뱀발)

그 '가'라는 분이 행정학과 출신이더라. 역시 전공이 전혀 사람 생각이나 사고 방식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
Posted by 하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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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면체의 검은색 몸체를 가진, 80년대 후반 ~ 90년대 초반의 꿈의 컴퓨터, NeXTCube입니다. 멋지지 않나요? 본체와 모니터 뿐 아니라 시리즈로 팔리는 레이저 프린터(요새는 레이저 프린터가 개인도 쓸 정도로 대중화된 프린터이지만 당시만 해도 개인들은 지금은 보기도 힘든 9핀 도트 매트릭스 프린터라도 있으면 정말 호화로운 장비의 소유자였답니다. 그러니 레이저 프린터는 가공할만한 꿈의 프린터였죠)까지도 검은 색으로 통일한, 디자인 측면에서 보아도 보석 같이 빛났던 컴퓨터입니다(실제 가격도 당시 달러로 1만 달러가 넘었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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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만든 회사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NeXT라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의 설립자는 현재 애플컴퓨터의 CEO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입니다. 1980년도에 애플은 존 스컬리(X파일의 스컬리와 무관함. 이사람은 남자입니다 ^^)라는 경영 전문가를 영입합니다. 그런데 이 존 스컬리는 애플의 실적 부진을 이유 삼아 '합법적으로'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를 쫓아냅니다(마치 국회가 '합법적으로'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 생각나네요). 돈만 아는 경영 전문가와 당시 '꿈의 기계'를 만들 생각만 하는 낭만적인 기술장이 출신인 스티브 잡스가 사사건건 부딪히다, 결국 정치에서 스티브 잡스가 진 거죠, 뭐. 여담입니다만, 이 존 스컬리도 '뉴튼(Newton)'이라는 PDA(이 뉴튼이 바로 PDA라는 개념을 만든 물건입니다. 이것이 있어서 팜파일럿도 나오고 포켓PC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뉴튼 디자인도 정말 죽입니다. 역시 애플의 디자인 감각은 크~)에 올인했다가 뉴튼의 판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쫓겨납니다(선각자의 비애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그 다음 마이클 스핀들러, 길버트 아멜리오라는 차례대로 CEO로 왔다가 쫓겨나고 다시 스티브 잡스를 임시 CEO(Interim CEO)로 부릅니다. 이 이야기는 좀 있다가 다시 하죠. 아무튼 스티브 잡스는 그래도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애플에서 잘린 다음 NeXT사를 설립하고 꿈의 기계를 만들겠다고 작심합니다.

아까도 말했듯 당시의 스티브 잡스는 꿈의 기계를 만들 꿈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값 생각은 안하고 그야말로 초호화판 기계를 만듭니다(당시 레이저 프린터가 무지막지하게 비싼 물건이라는 것은 말씀드렸죠? 이런 레이저 프린터를 기본 프린터로 턱하고 채용할 정도였으니 가격 생각은 정말 눈꼽만큼도 안했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 NeXTCube입니다. 저는 이것을 1988년도 '월간 과학'이라는 과학 잡지에서 사진으로 봤는데(당시 중학교 2학년), 보자마자 뻑이 갔죠. 디자인도 디자인이려니와 당시 개인용 컴퓨터로는 엄청난 성능~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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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컴퓨터의 진가는 하드웨어의 성능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NeXTCube를 쓰도록 사람들을 유혹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이 NeXTCube의 운영체제 NEXTSTEP이었습니다(NEXTSTEP을 쓰기 위하여 NeXTCube를 쓴다는 말이 정말로 있었습니다). BSD UNIX를 기반으로 하여 NeXT사가 손을 본 NeXTCube 전용 운영체제였는데, 지금 봐도 그 시절에 이런 것을 구현해 냈다는 것에 경탄할 정도로 진보적인 기술들이 녹아 있는 운영체제였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DO(Distributed Object)라는 것인데, 이것은 한 때 컴퓨터 업계를 뒤흔들었던 분산 객체 기술입니다. CORBA, EJB, DCOM 같은 분산 객체 기술이 2000년대 초에 들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미 10여 년 전에 나온 운영체제에서 분산 객체 기술을 구현했다는 것에는 정말 감탄사를 연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이 운영체제가 나올 당시 PC용 운영 환경으로 MS가 내놓은 것이 윈도우 3.0 이전 버전이었을 겁니다. 그것을 대비시킨다면 정말 경악할만한 기술력이죠). GUI도 정말 놀라운 수준이었는데 화면 자체를 포스트스크립트(Postscript)를 쓴 디스플레이 포스트스크립트(Display Postscript)를 써서, 완벽한 WYSIWYG을 구현했으며 그 당시 PC들이 256 컬러 가지고 경악한 시절에 요즈음의 트루 컬러에 가까운 색을 내는 엄청난 물건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NEXTSTEP의 UI는 다른 운영체제의 전범이 될 정도로 직관적이고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우수한 것이 상업적으로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는 법. 시장에서는 실패했는데 그 이유는 당시 가격으로 1만 달러가 넘는 높은 가격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이 컴퓨터를 만들면서 교육용 시장을 겨냥했으나 교육용 시장은 애플의 매킨토시 벽을 넘는데 실패했고(미국 이야기입니다),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으로 팔기에는 프로세싱 파워가 썬이나 아폴로(HP에 흡수된 지 꽤 되었죠)의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에 비해 딸린 편이면서도(모토롤라 MC68000 계열의 CPU를 썼는데 썬이나 아폴로의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의 RISC CPU보다는 프로세싱 파워가 딸리긴 했습니다) 값은 비쌌죠. 즉 값은 비싼데 성능이 약간 어정쩡해서 연구소 같은 곳에 조금 파는 정도로 끝나버리고 맙니다.

결국 NeXT사는 일본 캐논의 지분 참여로 근근히 버티다, 결국 하드웨어 사업은 일본 캐논에 팔아버리고, NEXTSTEP 판매에만 주력하기로 합니다. 즉, MS 같은 운영체제 전문 회사로 돌아선 것이죠. 그리고 NEXTSTEP을 인텔 CPU에도 포팅합니다. 제가 대학 2학년 때였나요, 당시 한국에서도 신명시스템즈(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라는 회사가 이 인텔 CPU용 NEXTSTEP을 팔았었습니다. 컴퓨터 전문지도 상당히 비중있게 이 사실을 다루었었고요. 제가 다니던 학교에도 신명시스템즈 사람들이 와서 세미나 하고 홍보하고 그랬었고, 그 덕에 저도 당시 꿈의 PC였던 펜티엄(펜티엄 2도 아니고 펜티엄 3도 아닌 펜티엄)에서 돌아가는 아름다운 NEXTSTEP을 침 질질 흘리며 구경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당시 신명시스템즈는 NEXTSTEP의 완벽한 화면 출력 기능을 무기로 하여 DTP 시장을 파고들려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매킨토시가 해당 분야를 꽉 잡고 있긴 했지만 NEXTSTEP은 PC에서 도는 운영체제라는 것을 강점으로 생각한 것이겠죠. 그리고 당시 그 비싼 펜티엄 PC를 사서 NEXTSTEP을 돌린 동기 녀석이 있었는데, 친구들의 부러움을 상당히 받았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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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대를 너무 앞선 탓에 당시 일반적 PC 사양보다 더한 사양을 요구한 NEXTSTEP은 시장에서 실패했고 이에 스티브 잡스는 다시 한 번 재주를 넘습니다. 바로 OPENSTEP이죠. 옆의 OPENSTEP 로고를 잘 살펴보시죠. OPENSTEP 및에 'FOR WINDOWS'라는 문구가 보이시나요? 네, OPENSTEP은 당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Windows NT나 Solaris 같은 운영체제 위에서 해당 운영체제에서 NEXTSTEP의 진보적인 데스크탑 환경을 구현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꾼 것입니다. 당시 많은 이들이 NEXTSTEP의 진보적 데스크탑 환경에 너무도 매료되었기 때문에 이 전략은 일견 타당성이 있는 결정이라 할 수 있죠. GNUSTEP이나 AFTERSTEP이 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NEXTSTEP의 진보적 데스크탑 환경에 매료된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리눅스 환경에서 돌아가는 OPENSTEP을 만들어 보자고 나서서 시작한 프로젝트죠. 그만큼 NEXTSTEP은 많은 전산장이들을 매료시켰습니다.

아울러 옆길로 새는 이야기이지만, 이 OPENSTEP을 발표하면서 NeXT사는 또 하나의 혁신적 제품을 출시하는데 바로 'WebObject'라는 제품입니다. 그당시에는 이 제품이 무슨 용도인지를 알지 못했으나 지금 생각해 보니 이것은 바로 요새 말 많은 Web Application Server(이하 WAS)였더군요. 요사의 WAS의 표준처럼 되어 있는 J2EE 기반은 아니지만, OPENSTEP의 객체 기술을 이용하여 90년대 중, 후반에 이미 NeXT사는 WAS를 내놓은 것입니다. 정말 대단한 선견지명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WebObject는 바로 NeXT사가 OPENSTEP을 기업용 시장에도 진출시키겠다는 전략의 표현인 셈이죠. 그리고 이 WebObject는 현재 애플이 계속 출시하여 애플이 노리는 기업용 시장 진출 중 소프트웨어 분야의 첨병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현재 기업용 시장 진출의 하드웨어쪽 첨병은 XServe라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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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애플이 NeXT사를 인수하고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임시 CEO(Interim CEO) 역할을 맡게 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당시 애플은 시대에 뒤떨어진 MacOS를 대체할 새로운 매킨토시 운영체제를 개발 중이었는데 IBM과 합작으로 코드명 'Pink'라는 프로젝트도 하고 'Taligent' 라는 코드명의 운영체제 개발 프로젝트도 수행했지만 모두 실패합니다. 새 운영체제를 개발해야 하는데 시간이 모자란 애플은 당시에 출시된 운영체제를 인수하기로 하고 바로 NeXT사의 NEXTSTEP과, 애플 출신 프랑스계 미국인 '장 루이 가제'가 세운 'Be'사의 'BeBox'라는 하드웨어용 운영체제 'BeOS'를 놓고 저울질을 합니다. 그러다 결국 완성도가 더 높은 NEXTSTEP을 사기로 하죠. 이 일은 애플이 NEXTSTEP이라는 대단한 운영체제의 소유권을 가지게 된다는 것과, 자신이 설립한 애플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가 임시기는 하지만 다시 애플의 CEO가 된다는(현재는 정식 CEO임) 드라마틱한 요소까지 곁들여져 컴퓨터 업계의 대단한 이슈 거리가 됩니다. 그리고 애플은 MacOS와 NEXTSTEP을 결합하는 프로젝트를 출범시킵니다(그 당시 컴퓨터 잡지 좀 보신 분들은 'Copland', 'Rhapsody'라는 이름을 꽤 보셨을 듯 싶습니다. 모두 이들 프로젝트에 관한 코드명이었죠). 그리고 태어난 것이 바로 MacOS X입니다. MacOS X의 API 중 Cocoa라는 것이 있는데 이 Cocoa는 Objective-C라는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데, 바로 이 Cocoa가 NEXTSTEP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MacOS X에는 옛날 MacOS 버전에는 있지도 않은 UNIX 터미널이 있는데 이는 NEXTSTEP이 BSD UNIX를 기초로 하는 것의 영향을 받은 것이죠. 사실 MacOS X은 기존 MacOS의 후계자라기보다는 오히려 NEXTSTEP의 후계자라 보는 것이 더 타당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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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년 말에 NeXT 기계를 우연히 본 적이 있습니다(IBM PC에서 NeXTSTEP이 돌아가는 것이 아닌 진짜 NeXT 기계). NeXTCube는 아니고 NeXTStation이었는데(왼쪽 사진) 대학 4학년 때 교양으로 수학을 들었었거든요? 그 교양 수학 가르치는 교수님 연구실에 들를 일이 있었는데 그 연구실에서 NeXTStation을 보았죠. 1999년 말이었는데 아직도 그 NeXT 기계에서 각종 수학 관련 프로그램을 돌리시더군요. 하드웨어 생산이 중단되어도 한참 전에 중단된, 20세기 컴퓨팅 기술 진보의 상징이었던 기계를 21세기를 코 앞에 둔 세기말에 보니 감회가 정말 새로왔습니다(그 교수님 아직도 그 기계 쓸라나 몰라). '오우, 교수님, NeXT 쓰시네요?' 하면서 이유없이 반가와했더랬죠. '네가 NeXT를 알아? 이거 나올 때 넌 중고등학생이었 터인데?'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Web 창시자가 말하는 WWW의 미래'라는 글은 WWW의 창시자 팀 버너스 리에 대한 글인데,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WWW이 최초로 구현된 컴퓨터가 바로 NeXTCube였습니다. 만약 당시에 팀 버너스 리가 NeXTCube를 쓸 수 없었다면 아마 WWW은 한참 뒤에나 발명되었을 것입니다. 당시 GUI도 희귀한 시절에, 팀 버너스 리가 명령행 프롬프트나 깜빡거리는 컴퓨터를 썼다거나 후져빠진 윈도우 3.0도 아니던 시절의 윈도우, 혹은 프로그래밍하기 엄청 어려운 X Window(당시엔 GTK+나 QT 같은 것이 아닌 Xlib을 가지고 직접 X Window용 프로그램을 짰던 것을 기억하세요)를 접했다면 제 생각엔 절대 WWW을 발명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써 놓고 보니 NeXTCube 이야기보다는 NEXTSTEP 이야기를 더 한 것 같네요. 어찌 되었던 비록 시장에서는 실패한 하드웨어였지만, 이렇게 우연히 NeXTCube는 자신의 진보적인 기능 덕택에 WWW의 자궁 역할을 제대로 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그래서 참 재미있습니다. 하핫!

cf) NeXT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http://en.wikipedia.org/wiki/NeXT을 참고하세요. 영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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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블로그에 2004년 3월 19일에 썼던 글.
:
Posted by 하얀 말
2008. 2. 9. 14:09

여전하군! - Dungeon Siege 2 PC 게임2008. 2. 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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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blo가 대표격인 Hack & Slash RPG, 혹은 Action RPG라 하는 Jenre는 확실히 중독성이 강합니다. 결국 이것도 끝을 보고야 말았네요.

Dungeon Siege(이하 DS) series 1편부터의 특징인, Full 3D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배경, portion을 딱 필요한 만큼만 소모하는 것(예를 들어 체력 10을 채우기 위해 portion을 마시면 Diablo 같은 다른 game은 무조건 체력 portion 1병이 없어지지만, DS에서는 10을 채우기 위한 만큼만 소모합니다. 즉 먹고 남은 반쯤 찬 체력 portion도 있다는 이야기죠), single play에서도 party를 꾸민다는 점은 2편에서도 여전합니다.

이 Full 3D가 참 거시기합니다. 뭐, 요새는 3D가 하도 일상적이고 저도 3D로 된 RPG를 그간 많이 해서 많이 익숙해지고 불만도 별로 없습니다만(요새는 다른 선택이 없죠) DS1은 3D 때문에 당혹스러웠죠. 시점이 원하지 않게 변할 때가 문제인데, single play야는 일시 정지하면 되지만 multi play에서는 시점 바꾸겠다고 일시 정지 자꾸 하면...  (T.T) DS2에서도 이 시점이 껄끄러운 적이 좀 있긴 있습니다. 특히 막판 자라모스의 뿔(한글판에는 자라모스의 곶으로 번역했던데, 곶은 바다로 툭 튀어나온 지형을 일컺는 것이라.... Horn을 곶으로 옮긴 것 같은데, 그냥 뿔로 했음 어땠을까 합니다. 동영상이나 지도에서 나온 모습도 영락없이 뿔이던데 말이죠) 지역에서는 야외에서 성채로 들어가면 그런 시점의 껄끄러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뭐, 이 시점 변화가 껄끄러운 건 3D면 어쩔 수 없이 가지는 숙명인 듯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C&C 3은 아예 시점 변화를 못하게 한 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간혹 배경을 감상하기 위해 일시 정지 해놓고 시점을 돌려가며 배경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제작자들의 3D 노가다에 감탄하면서 말이죠. 특히 마법 불꽃이 날아가는 것을 일시 정지하고 시점 돌려 보면..... Matrix가 따로 없습니다. ㅋㅋ

DS만의 독특한 portion 소모 체계와 single play에서도 party가 가능한 점은 전반적인 game의 난이도를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아무래도 별 부담 없이 portion을 쓰게 되고, 쪽 수가 많다 보니 적을 해치우는 것도 한 녀석보다는 더... 그리고 party 구성원 별로 특성화를 시키니 공격 종합 선물 세트도 쉽고.... 이 체계는 개인마다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는 것 같은데 전 좋아하는 쪽입니다.

아울러 예전에 비해 action성이 강해졌고,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줄거리가 강화되고 비교적 분위기가 어두워졌다는 점. 서사를 즐기는 편이다 보니 지난 DS1은 다 깨놓고도 줄거리가 영 생각이 안나는데 이번 DS2는 그래도 줄거리가 확실하게 기억이 납니다.

MS의 game이 비싸긴 하지만 한글화 하나는 정말 확실하게 합니다. 한글화 수준이 상당히 매끄러웠고 성우를 고용해서 각 NPC의 대사 전체를 녹음한 노력은 정말 높이 살 만합니다.

이 game에 대한 만족도에 대한 결론! DS2의 확장팩인 Broken World도 해 볼 생각이라면 대답이 될까요?

(뱀발)

그런데 Broken World는 MS가 아니라 2K Games에서 유통을 맡아 그런지 한국에는 한글판은 고사하고 정발도 안되었더군요. Gas Powered Games site를 가 보니 DS1, DS1 확장, DS2는 여전히 MS를 통해 팔지만 DS2 확장 및 DS2  Deluxe Edition(DS2 + DS2 확장)은 2K Games 통해서, Supreme Commander는 THQ를 통해 팔더군요. Space Siege라는 차기작은 SEGA랑 계약한 듯. MS랑은 결별한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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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
정말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 및 국부 증대에 큰 기여를 하는 것은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아니다. 바로 "고속 성장하는 기업"이다. 아울러 큰 고용 효과를 내는 회사도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아닌 "고속 성장하는 기업"이다. 따라서 신생 기업이 빠글빠글 나와야 하고, 그 중에서도 무섭게 크는 기업이 많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정말 경제를 살리고 7% 경제 성장을 달성하고 싶다면, 대기업 총수 불러다 '언제나 전화해라'하라며 투자를 구걸하기보다는 고속 성장하는 기업들이 많이 나오게 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고속 성장하는 기업이 많이 나오게 하려면 대한민국의 경제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정 경쟁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하겠다.

조선일보가 웬일로 기특하게 던졌던 화두인, 왜 요새는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이 안 생기는지 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할 때다. 그 사이 미국은 Intel, Microsoft, Google 같은 회사가 생겼는데 말이다(특히 Google은 이제 설립된 지 8년 되었음).

크리스텐센 교수 인터뷰를 읽다가 든 생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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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
누가 그러더군요. 김대중 정부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정말 크게 기여한 것은 IT, 특히 인터넷의 대중화라고요. IT의 발달로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 쉬워지다 보니 확실히 기성 언론만 장악하면 되는 세상은 더 이상 아닌 듯 합니다. 물론 IT에 어두워 기존 미디어에만 의존하는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요.

또 하나, IT의 발달 덕에 어떤 일에 대한 기록이 겁날 정도로 잘 되고, 검색 및 열람의 비용이 아날로그적 방식보다 극적으로 싸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현상도 나오는데.... 다음 블로그 글을 보시죠.

http://media.hangulo.net/330

최근 정부 조직 개편안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할 지도 모르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자 한나라당 측이 "우리는 10년 전에 안그랬는데 너는 왜 그러니?"라는 말을 한 것이 널리 보도가 되자, 정말 10년 전에 한나라당이 그랬는지를 써 놓은 글입니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10년 전 김대중 정부 출범에 따른 정부 조직 개편안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했는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링크까지 걸어가며 상기시키는군요. 이 글을 보니 저도 기억납니다. 당시 김대중 정부의 총리로 김종필씨를 세우려 하자 한나라당 펄펄 뛰던 거요. 그러면서 '그 때 우리는 안 그랬는데, 너는 왜 그러니?'라는 말을 참 잘 하네요. ㅋ. 노무현 대통령의 거부권 시사의 시시비비와는 별개로 자신의 과거 행적을 까먹는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부주의함은 실망스럽습니다. 여하튼 의안정보시스템 및 인터넷이 없었다면 이런 블로그 글은 써 질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정보 통신의 발달 만세~!

오늘 아침 공짜 신문을 보니 100분 토론 같은 프로그램에서 어떤 여성 방청객이 대운하 찬성론자로 나온 패널에게 "3년 전엔 반대하시던 분이 그 3년 만에 어떻게 입장이 바뀌셨죠?"라는 질문을 해서 해당 패널이 얼굴이 속된 말로 쪽팔려서 얼굴이 푸르락 붉으락 했다고 합니다. 그 기사 보니 그 분, 참여하시기 전에 자료 조사를 하신다고 하네요. 요즘 자료 조사 하는데 인터넷이 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겠죠?

조선일보 같은 신문들의 예전 기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Internet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검색이나 정보에 대한 접근 및 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퍼뜨리는 것이 손쉬워지면서 말바꾸던 사람들, 속된 말로 쪽을 팔고 있습니다.

언론이나 공인 여러분, 공공에 의사를 표명하기 전에 전에 내가 뭔 말을 했나, 무슨 글을 썼나, 한 번 되새겨 보심이 어떨까요? 개망신 떨기 전에요. 여하튼 정보 통신의 발달로 변하는 우리 생활의 단상을 본 것 같아 흥미로와 글 남겨 봅니다.

여하튼, 요새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마냥 예전처럼 순식간에 달아오르고 순식간에 잊어먹는 국민은 더이상 아닌 듯 합니다.


(2008.1.25 추가)

http://iandyou.egloos.com/1334165

10년 전은 그 정도였지만 5년 전 노무현 정부 때는 협조는 커녕 정말 장난 아니었군요. (-_-) 그러고서는 '우리도 협조 잘 했으니 잘 해줘'라고 말을 하다니...... 건망증일까요, 넉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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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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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F 치고는 참 싸게 만들었습니다. 안개 속의 괴물이다 보니 괴물 디테일이 떨어져도 별 상관이 없더라구요. 배경이 되는 장소도 수퍼마켓이 대부분입니다. => 돈 많이 들 일이 그닥 없죠. 그렇다고 완전 저예산 영화는 아니지만ㅇㅅ.

2. 사람이 궁지에 몰렸을 때 어떻게 눈이 뒤집히는지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특히 요한계시록을 제멋대로 해석하여 사람들을 현혹시키하고 급기야는 사람을 해치고 제물이란 이름으로 괴물에게 사람을 던져버리는 장면은 매우 기분이 나빴습니다. 요한계시록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이단이 얼마나 많냔 말이지. 역시 괴물보다 사람이 더 무섭습니다.

3. 느닷없이 생각난 책, 루시퍼 이펙트. 이 책을 극찬하는 글을 본 적 있는데 '괴물보다 사람이 무섭다' 보니 그 책, 사람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이 영화와 비슷한 점이 아닐까 해서 생각났어요. 그런데... 책 두께가 상당하던데....

4. 호/오가 극적으로 갈리는 영화입니다. 다음블로거뉴스 보고 좋다고 봤지만 약간 씁쓸한 것이 사실입니다. 스테픈 킹의 예의 그 날선 공포감이 매우 잘 살아 있지만, 호/오 갈리는데 결론이 상당히 허무한 점이 한 몫 단단히 하는 듯 하네요.

5. 재미있게도 스테픈 킹은 영화로는 정말 많이 나오는데 블럭버스터급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생각해 보면 정말 재미있게 본 나이트 플라이어도 블럭버스터는 아니었지요. 원래 공포물은 B급 영화의 전통이 있어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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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
2008. 1. 13. 22:40

외로움에 사무친 처절한 몸부림 - 色.戒 영화2008. 1. 1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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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감독은 미국 사람들 보기에는 동양의 신비를 잘 살리는 '명감독'일지 모르겠으나, 막상 제 개인적으로는 잘 하지만 명장의 반열에 올리기는 좀 그런 감독입니다. '와호장룡'이야 서양 애들 눈에는 놀라운 영화일지 모르나 우리나라나 중국에는 발에 채는 것이 그런 무술 영화다 보니, 잘 만들어진 무협영화 정도로 느껴지니까 말이지요.

1999년,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이 유럽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던 것, 기억나세요? 그런데 막상 보니 장 감독이 원조교제에 환상이 있는 중늙은이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더럽고 과대 평가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영화 또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고 했지만, 과연 그 정도인로 대단한가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서양 애들은 사람의 추잡한 측면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는 성향이 있어보인다는 친구 말도 생각납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수입사가 여지없이 '강력한 섹스신'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다 보니 웬지 더 통속 영화스럽다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고요.

단, 두 사람의 문제의 섹스 장면, 제도권 영화 치고는 상당히 심했으되(양조위 고환이 언뜻 나올 정도니, 뭐, 말 다했죠) 외설스럽다기보다는 외로움에 사무친 처절한 몸부림이란 느낌이 들었어요.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영화 등급을 매겨봅니다.

(뱀발)

그런데 이런 야한 영화엔 영화관엔 발걸음도 잘 안하는 중년 관객이 참 많습니다. 예전에 쇼걸도 그러더니만... 쩝. 야한 것 때문에 보는 것이라면 차라리 포르노를 보심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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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
Grid Computing, 나왔을 땐 참 열광적이었으되 흐지부지된 또 하나의 기술에 이름을 올리려나 봅니다. IBM이나 Oracle이 특히 열정적으로 Grid Computing을 외치고 다녔지만, 사실 일반 사용자들에게 그닥 와 닿는 이야기가 영~ 아니다 보니...... 사실 대규모 과학계산용 computing에서 좀 썼던 것을 사업화한다는 게 어디 쉽겠습니까?

IBM DeveloperWorks에서 Grid Computing Zone이 중단되었습니다. 개발자를 위시한 많은 이들이 별로 관심을 안 가진다는 방증이자, 결국 돈이 안된다는 방증 아닐까 합니다.

아래는 해당 내용을 공지하는 한국 DeveloperWorks screen 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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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보시듯 미국 Developerworks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IBM 본사 차원의 결정이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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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술이란 다 쓸모있는 것은 아닌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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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얀 말